설 명절증후군 10명 중 3명은 소화불량, 배앓이

입력 2015-02-05 14:58
명절증후군은 과식과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과 복통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할인마트가 주최한 설상 차리기 행사의 한 장면. 국민db

설 명절이 코 앞에 다가왔다. 명절 때 받는 스트레스로 정신적 또는 육체적 증상을 겪는 ‘명절증후군’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다. 명절증후군을 경험하는 사람들 10명 중 3명은 소화불량이나 복통,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화기 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이 20~60대 성인남녀 418명을 조사한 결과, ‘설 때 명절증후군을 겪은 적이 있다’는 사람이 62%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명절증후군 증상으로는 소화불량,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소화기 증상이 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근육통 및 관절통(25%), 우울, 짜증, 무기력 등 심리적 증상(23%), 두통(13%), 기타 증상(7%) 등 순이었다.

이처럼 명절 증후군으로 소화기 증상이 가장 많은 것은 소화기관이 스트레스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위는 자율신경의 영향을 받는다. 자율신경은 본인의 의지대로 제어할 수 없는 신경으로, 감정이나 정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즉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 긴장과 같은 자극이 자율 신경계를 자극해 위의 운동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설 등 명절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불량을 겪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명절 때 스트레스로 인해 변비나 설사를 겪는 사람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흥분해 순간적으로 많은 혈액을 근육에 공급하므로, 상대적으로 소화기관에는 평소보다 적은 양의 혈액만 있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화기관의 운동이 느려져 소화불량이나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호르몬이 나와 위액이 과다하게 분비되기도 한다. 과다 분비된 위액이 십이지장에서 미쳐 중화되지 못한 채로 소장으로 오게 되면 소장 및 대장의 음식물을 빨리 내려보내 설사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비에비스나무병원 민영일 병원장은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기 증상은 말 그대로 심리적 불안과 갈등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장시간의 운전 중, 혹은 설 음식을 만드는 도중 잠깐씩 휴식 시간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이때 안정된 자세로 눈을 감고 명상을 하거나 심호흡을 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명절 때마다 스트레스로 소화기 증상을 겪는 사람은 음식 섭취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평소 먹었을 때 불편한 증상이 있는 음식은 되도록 피하고, 기름진 음식은 위의 소화능력을 떨어뜨리므로 자제한다.

명절 증후군 증상으로 근육 및 관절의 통증도 흔하다. 설에는 장시간 운전 등으로 인해 목, 어깨, 허리 등에 무리가 가서 근육 및 관절의 피로감이 높아질 수 있다. 명절 음식을 만들 때, 특히 전을 부칠 때 한 자리 쪼그리고 앉아있는 시간이 긴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근육통 및 관절통을 예방하려면 운전이나 음식을 할 때, 간간히 스트레칭을 해 척추 주변의 인대와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어야 한다. 이미 근육통이 생겼다면, 하루와 이틀째는 냉찜질로 부기와 염증을 가라앉힌 뒤 사흘째부터 온찜질로 바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면 통증 감소에 도움이 된다. 뜨거운 물수건이나 샤워기를 이용해 따뜻한 물로 마사지를 하거나,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는 방법도 괜찮다. 반면 무리한 사우나는 오히려 피로가 가중될 우려가 있으므로 삼가는 게 좋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