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간접흡연에 고통받고 있다. 어릴적 간접흡연은 노년기 폐암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4일(현지 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간접흡연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2년 비흡연 흑인 가운데 절반 가량이 간접흡연 피해를 보았지만 백인은 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흡연 노출 여부는 니코틴 대사산물인 ‘코티닌’의 혈중 농도를 통해 측정됐다.
소득별로는 저소득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노출 비율이 무려 43%에 달했다. 중산층 이상 고소득층은 21%에 그쳤다. 중산층 이상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배 이상 높은 간접흡연 피해를 봤다는 얘기다. 간접흡연 피해가 가장 심한 연령층은 3∼11세 어린이들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무려 40%가 간접흡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담배를 피우는 어른들 탓이다.
이와 관련, 국내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의 증가세가 어릴적 간접흡연과 무관치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국립암센터 폐암센터의 최근 통계자료에 다르면 2001~2014년 폐암 수술을 받은 2948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 환자가 10명 중 3명꼴에 해당하는 831명(28.2%)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대다수인 730명(87.8%)이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진은 “50~60년대 가난했던 시절 부모나 남편, 조부모, 형제와 한방에 함께 살아오면서 오랜 시간 간접흡연에 노출된 게 노년기 들어 폐암으로 진단받는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어릴적 남성보다 여성이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이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시간이 더 길었던 점도 원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폐암은 금연하고 간접흡연을 피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영유아나 청소년이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겠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가난할수록 어린이 간접흡연 피해 커...노년기 폐암 발병 위험
입력 2015-02-05 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