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구시보 북한학자 통일 주장 기고문 게재…그 배경은?

입력 2015-02-04 21:01
중국 관영 매체가 북한의 남북통일 논리를 그대로 담은 북한 관변학자의 기고문을 4일 게재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4일자 신문에 김예진 북한 외무성 군축평화연구소 연구원이 쓴 ‘한반도와 동북아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처방’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김 연구원은 기고문에서 “북남(남북)이 모두 통일실현을 희망하지만 모두 스스로의 사상과 제도의 포기를 원치 않는 상황”이라면서 “상대방에게 자기의 것을 강요한다면 필연적으로 전쟁을 초래함으로써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엄중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전협정이 백지화돼 군사적 충돌과 전쟁의 방지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체제 대결이 지속적으로 격화된다면 전쟁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면서 “전쟁이 발생한다면 이 지역을 돌이킬 수 없는 동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기존 북한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기고문 말미에 김정은 노동당 제 1비서가 올해 초 발표한 신년사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는 통일사상의 정확한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매체가 북한의 남북통일 논리를 그대로 담은 관변 학자의 기고문을 직접 실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것이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북한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이기를 원하는 중국 당국의 의중이 내심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환구시보는 지난해 10월 국제사회의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맹비난하는 내용의 주중북한대사관 당국자의 기고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