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조깅, 전혀 하지 않는 것만큼 해로워

입력 2015-02-04 20:47
국민일보DB

무엇이든 과하면 오히려 해가 된다는 말은 운동에도 적용된다.

영국 BBC는 3일(현지시간) 과도한 조깅은 달리기를 전혀 하지 않는 것만큼이나 건강에 해롭다고 미국 심장학과 저널에 게재된 연구논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연구자들은 조깅을 즐기는 건강한 사람과 조깅을 하지 않지만 건강한 사람 모두 1000여명을 12년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일주일에 2시간30분 이하 일정한 속도로 뛴 사람들은 최소한 기대수명을 누렸지만 일주일에 4시간 이상 달리기를 하거나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은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에서 행해진 이 연구에 따르면 건강에 좋은 달리기의 이상적인 속도는 시속 8㎞이고, 일주일에 세차례 가량 모두 합쳐 2시간30분 정도 뛰는 게 가장 좋다.

더욱 격렬하게 뛰는 사람들, 특히 일주일에 네차례 이상, 시속 11㎞ 이상의 속도로 뛰는 사람들은 아무 운동도 하지 않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건강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코펜하겐 페더릭스버그 병원의 제이콥 루이스 마로트는 "건강에 이로운 정도를 넘어 운동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며 "사실 그렇게 과도하게 운동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안전한 운동의 상한선에 대해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지만 상한선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과도한 운동이 왜 해로운지 그 원인에 대해 아직 확신은 못하지만 격렬한 운동을 할 때 심장에 일어나는 변화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장시간 계속 힘든 운동을 하는 것은 심장과 동맥에 병적인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심장재단의 선임 간호사 모린 탈봇은 "이번 연구는 심장을 튼튼하게 하려고 마라톤을 뛸 필요는 없음을 입증해줬다. 가볍고 적절한 수준의 조깅이 운동을 안 하거나 힘들게 뛰는 것보다 건강에 좋고 어쩌면 수명도 늘릴 수 있다"며 "정부 가이드라인은 적절한 강도로 일주일에 150분간 뛰라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활기차게 걷는 것도 좋은 운동이라며 소파에 누워 감자튀김을 먹으며 TV를 보는 '카우치족'에게 우선 걷기부터 시작할 것을 권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