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회기역에서 10년째 쓰레기를 줍는 할머니에 대한 진실이 밝혀졌다.
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최근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다뤄진 ‘폴더 할머니’ 이야기가 뒤늦게 화제를 모았다.
머리가 땅에 닿을 듯 허리를 숙이고 쓰레기를 줍는 이 할머니는 지하철역에서 목격된 시간만큼 소문도 무성했다. ‘폴더 할머니’라는 별명은 사람이 없을 때 보통 사람처럼 허리를 편다는 소문이 나면서 생겼다. 불쌍해 보이기 위해 일부러 허리를 숙이고 다닌다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취재진이 만난 사람들은 할머니가 부자라고 말하며 “도와주지 말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역 내의 매점 관계자는 “그 할머니 괜찮다. 걱정하지 마라. 아들이 저녁엔 자가용 갖고 와서 모시고 산다더라”고 말했다. 역에서 근무하는 미화원도 “돈이 없어서 (쓰레기) 줍는 게 아니다. 돈이 많다더라, 빌딩도 갖고 있고. 아들이 뭐 경찰인가 그렇다고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방송에서 드러난 할머니의 현실은 소문과 180도 달랐다. 겉보기에 멀쩡해 보였던 할머니의 집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난장판이었다. 할머니는 고장 난 냉장고뿐만 아니라 못이 박혀 심하게 다친 다리도 치료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젊은 나이에 남편을 여의고 홀로 아들을 키웠다고 했다. 아들이 사고를 당해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쓰레기를 주웠다. 할머니의 아들은 “(어머니가) 장 수술을 해서 배가 안 나오니까 허리가 구부러졌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네티즌들은 “역시 소문을 무섭다” “방송으로 봤는데 정말 슬프더라” “마음이 아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하철역에서 할머니를 만나면 꼭 도와드리자”고 뜻을 모으는 네티즌들도 눈에 띄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도와주지 마, 사실은 부자래” 회기역 ‘폴더 할머니’의 진실
입력 2015-02-04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