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지 마, 사실은 부자래” 회기역 ‘폴더 할머니’의 진실

입력 2015-02-04 18:12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화면 캡처

서울 지하철 회기역에서 10년째 쓰레기를 줍는 할머니에 대한 진실이 밝혀졌다.

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최근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다뤄진 ‘폴더 할머니’ 이야기가 뒤늦게 화제를 모았다.

머리가 땅에 닿을 듯 허리를 숙이고 쓰레기를 줍는 이 할머니는 지하철역에서 목격된 시간만큼 소문도 무성했다. ‘폴더 할머니’라는 별명은 사람이 없을 때 보통 사람처럼 허리를 편다는 소문이 나면서 생겼다. 불쌍해 보이기 위해 일부러 허리를 숙이고 다닌다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취재진이 만난 사람들은 할머니가 부자라고 말하며 “도와주지 말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역 내의 매점 관계자는 “그 할머니 괜찮다. 걱정하지 마라. 아들이 저녁엔 자가용 갖고 와서 모시고 산다더라”고 말했다. 역에서 근무하는 미화원도 “돈이 없어서 (쓰레기) 줍는 게 아니다. 돈이 많다더라, 빌딩도 갖고 있고. 아들이 뭐 경찰인가 그렇다고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방송에서 드러난 할머니의 현실은 소문과 180도 달랐다. 겉보기에 멀쩡해 보였던 할머니의 집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난장판이었다. 할머니는 고장 난 냉장고뿐만 아니라 못이 박혀 심하게 다친 다리도 치료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젊은 나이에 남편을 여의고 홀로 아들을 키웠다고 했다. 아들이 사고를 당해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쓰레기를 주웠다. 할머니의 아들은 “(어머니가) 장 수술을 해서 배가 안 나오니까 허리가 구부러졌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네티즌들은 “역시 소문을 무섭다” “방송으로 봤는데 정말 슬프더라” “마음이 아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하철역에서 할머니를 만나면 꼭 도와드리자”고 뜻을 모으는 네티즌들도 눈에 띄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