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커원저 대만 타이베이 시장이 잇따른 구설수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번에는 “식민 지배를 오래 받은 나라일수록 발전했다”는 ‘식민지 발전론’이다. 4일 중앙통신사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커 시장은 미국 외교잡지 포린폴리시 최신호 인터뷰에서 “대만을 비롯해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는 문화발전 수준의 차이를 보인다”며 “식민 역사가 길었던 싱가포르와 홍콩이 비교적 앞서고 대만과 중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일본 식민통치로 상처를 입은 대만인을 배려하지 않고 식민지를 미화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사죄를 요구했다.
커 시장은 파문이 커지자 지난 1일 “식민지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며 “포린폴리시의 오역”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발끈한 포린폴리시는 홈페이지에 지난달 20일 진행된 커 시장의 인터뷰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파일에는 “오랫동안 식민 지배를 받은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싱가포르는 홍콩보다 발전했고, 홍콩은 대만보다 발전했다”는 커 시장의 발언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제서야 커 시장은 “처음에는 영어로 잘못 옮겨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식민지라는 말을 분명히 했고 나의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앞서 커 시장은 영국 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회중시계에 대해 “고철로 팔아버려야겠다”고 말해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잇단 구설수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 “식민지화 오랠수록 발전” 거짓 해명 들통
입력 2015-02-04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