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쌍둥이 아들에게 돌아가게 선처해 달라” 180도 변한 최후진술

입력 2015-02-04 09:14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41)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최후 진술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19개월 된 쌍둥이를 언급하며 모성애를 부각했다.

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 오성우)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은 10시간 넘게 이어졌다. 조 전 부사장의 최후 진술은 3일 오전 1시가 돼서야 시작됐다.

조 전 부사장은 “한 가지 청이 있다면 아직도 엄마의 손길이 간절히 필요한 저의 아이들에게 하루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선처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19개월 된 아들 쌍둥이를 염두에 둔 말이었다.

조 전 부사장은 “때늦은 후회로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사람 마음을 먼저 헤아리지 못하고 치기를 앞세운 저의 잘못이 커다란 화를 불러왔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이어 “이제 와 생각해보면 저의 지적에 당황했을 승무원들의 입장을 한 번이라도 생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면서 “저의 잘못을 알기에 어떤 변명도 내세울 수 없고 어떤 결과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앞선 피의자 심문에서 조 전 부사장은 자신에게 적용된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 변경, 안전 운항 저해 폭행, 위계에 의한 공무 집행 방해, 업무 방해, 강요 등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그는 피의자 심문서 “업무 욕심 때문에 상대방을 배려·이해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면서 “승무원들의 매뉴얼 위반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7시간이 지난 최후 진술에서 거의 태도가 180도 변한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의 선고 공판은 오는 12일 오후 3시에 열린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