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MBC 다큐스페셜 ‘돈 모으고 싶으세요’에 소개된 ‘빌딩부자’ 노점상 아줌마에 월급쟁이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연말정산 세부담 증가해 억울했는데 세금을 하나도 내지 않고 돈을 모은 사람을 소개했으니 말입니다. 탈세는 엄연한 불법인데 이를 지상파 방송에서 버젓이 소개한 것 자체가 어이없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MBC 다큐스페셜은 이날 저축과 절약을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방송을 하면서 60세 노점상인 김모씨를 소개했습니다. 김씨는 길거리에서 16년간 노점상을 하며 저축만으로 수억 원대 자산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대학가에 목 좋은 곳에 시세 6, 8억짜리 건물 2채를 가졌습니다. 그는 “대출은 전혀 없다”며 사는 집 역시 대출 없이 구매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방송은 김씨가 여전히 거리에서 생선을 파는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결론은 아끼고 열심히 모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는 결론이었죠.
그러나 네티즌들은 김씨의 자수성가 스토리에는 탈세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거리에서 어렵게 살아온 인생은 대단하지만 세금을 하나도 내지 않은 것이 무슨 자랑이라도 되는 양하는 것이 영 불편하다는 겁니다.
4일 각종 커뮤니티와 시청자 게시판에는 빌딩부자 노점상 아줌마를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습니다. ‘al**’는 “노점은 엄연한 불법 아닌가”라면서 “월세 내고 카드 수수료 내고 세금 내며 장사하는 사람들을 힘 빠지게 한다”고 푸념했습니다. 그는 “빚 없이 건물 2채를 매입하기 전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겠지만 돈을 모은 방법이 과연 합법적인건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li**’도 “노점상이 보증금이 필요하길 하나, 월세가 나가긴 하나, 세금을 내길 하나”라면서 “세금 한 푼도 안낸 사람을 방송에서 선정한 이유를 모르겠다. 성실납세하면 안된다는 건가”라고 지적했습니다.
‘kf**’는 “노점상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면 그 이후엔 건물 안에 가게 차려서 세금 정당하게 내고 장사를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라면서 “건물 2채 생겼는데도 계속 노점을 고수한다는 것은 세금을 한 푼도 안 내겠다는 거다”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저걸 자랑이라고 말하는 노점상 아줌마나 그걸 내보는 방송도 문제네요!”
“다른 사람들이 세금 내 만든 보도블럭 위에서 내 개인 이득을 위해 장사하니 기분이 좋으십니까!”
“정부는 유리지갑 월급쟁이 세금 뜯으려고만 하지 마시고 저런 지하경제나 챙겨보세요!”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성실납세 우리만 바보네” 빌딩부자 노점상에 월급쟁이 ‘부글’
입력 2015-02-04 09:17 수정 2015-03-02 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