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의 상승세가 무섭다. 대구와 부산, 세종의 평균 아파트 가격이 수도권의 한 축인 인천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 아파트의 상승이 외부 수요보다 내부 학군 수요에 의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대구의 아파트 가구당 평균가격이 2억4463만원으로 서울(5억3086만원)과 경기(2억9230만원)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부산(2억4411만원)과 세종(2억3784만원)이 그 뒤를 이었고, 수도권에 속하는 인천은 2억3707만원으로 6위에 그쳤다.
전통적으로 집값이 비싼 수도권의 인천을 밀어내고 대구와 부산 등 지방 대도시들이 선두권으로 올라선 것이다.
부동산114는 이처럼 지방 대도시의 아파트 값이 뛴 계기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꼽았다.
장용훈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금융위기 후 수도권 주택 가격의 거품이 빠지면서 투자자들이 발을 뺐고 공급도 줄게 됐다”며 “반면 지방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잠재돼 있던 수요를 겨냥해 아파트가 공급되며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또 우수 학군을 겨냥한 내부 수요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지역의 학군 우수지역인 ‘지방 대치동’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대구의 경우 수성구 범어동 일대가 유명하다. 경신고·대륜고·경북고 등 우수학교들이 몰려 있고 소규모 사설학원들이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사거리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밀집해 있다고 부동산114는 설명했다.
부산의 경우 전통적 우수학군 지역인 동래구와 함께 해운대 신시가지 일대(수영구·해운대구)도 학령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울산은 남구 옥동 일대에 우수학교와 대형 학원가들이 밀집해 있고, 대전은 유성구 노은동과 반석동 일대에 학원가가 몰려 있다.
실제 이들 우수학군 지역은 해당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이다.
반면 인천의 경우 경제자유구역의 개발로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금융위기 이후 개발이 지연되고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아파트 시장이 침체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지방 대치동’ 학군 수요에 아파트값 쑥쑥…대구·부산 매도가, 인천 앞질러
입력 2015-02-03 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