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최근 무단 해고됐던 한 환경미화원이 네티즌들의 온정 덕분에 사흘 만에 복직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2일(현지시간) 중국 매체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건의 주인공은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진파이 청결관리회사 소속의 딩취안(丁權ㆍ58)씨다. 그는 지난달 30일 회사 측에서 근무태만과 안전규정 위반 등의 이유로 해고 통지를 받았다. 이틀 전인 28일 새벽 엄동설한 속에 시안 거리의 눈을 치우고 나서 잠시 곁불을 쬐다 회사 순찰원에게 적발된 것이 해고로 이어진 것이다. 딩은 당일 3시간 동안 300m 정도 눈 덮인 거리를 청소하고 나서 눈에 젖은 옷과 장갑을 말리려고 20분간 곁 불을 쬐었다고 설명했지만 회사 측은 딩을 해고했다.
그러나 현지 매체인 화상망(華商網)이 딩의 억울한 해고 사연을 보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인터넷에 딩을 옹호하는 댓글이 빗발쳤다. 대부분 불을 쬔 이유만으로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은 너무 잔인한 결정이며, 환경미화원인 딩의 노동권을 존중하고 그의 처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회사 측은 인터넷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자사에 대한 비판과 딩에 대한 동정 여론이 거세지자 2일 딩을 복직시키기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딩을 해고한 것은 비인도주의적이고 불공정한 처사였다”며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이번 사건이 중국 내 환경미화원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시성 다퉁 출신인 딩은 지난해 2월 어린 아들을 데리고 시안으로 이주해 간신히 환경미화원 자리를 구했으나 월급이 1550위안(27만원)에 불과해 최저 생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인터넷 여론의 힘… 해고된 중국 환경미화원 복직
입력 2015-02-03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