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 “언브로큰, 反日 아닌 용서의 이야기”

입력 2015-02-03 19:50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의 비인도적 행위를 묘사한 것으로 일본에서 논란이 된 미국 영화 ‘언브로큰(Unbroken)’을 감독한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일 영화가 아닌 용서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졸리는 3일 보도된 요미우리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언브로큰이 “일본에 대한 영화도, 반일적인 영화도 아니다”며 “(작품 주인공인 실존 인물) 루이스 잠페리니는 일본을 사랑했다”고 밝혔다. 졸리는 이어 “루이스는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1998년) 성화를 봉송한 것을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 중 하나라고 말했다”며 “내가 전하고 싶었던 것은 다시 일어서는 힘과 용서의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졸리는 작품 속에서 주인공을 학대하는 일본인 병사에 대해서도 “한 개인으로 보고 있으며, 일본인 전체를 대표하는 존재로 인식하지 않는다”며 “루이스 본인도 포로 시절 친절했던 병사와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 있었다고 내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에서 영화 개봉을 계기로 반일 감정이 고조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어느 나라든 반일 감정을 높이는 구실로 이 영화를 사용하려고 한다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일본은 현재 국제평화와 안전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브로큰은 2차 대전 때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일본군에게 잡혀 포로생활을 한 루이스 잠페리니(1917∼2014)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영화에는 일본군이 잠페리니를 포함한 포로들을 학대하는 장면이 다수 담겨 일본 내 우익세력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제작사 측은 이 영화가 로라 힐렌브랜드가 쓴 책과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현재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개봉했지만 일본에서는 아직 개봉하지 않았으며 개봉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