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도 제대로 안 보고 해명자료부터 배포한 환경부… 본문 읽어줘도 ‘횡설수설’

입력 2015-02-03 18:33 수정 2015-02-04 08:30

환경부가 언론보도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해명자료부터 배포하는 미숙함을 드러냈다. 우리 기상청과 일본기상협회의 미세먼지 농도 관측 결과가 다르다는 국민일보의 보도를 해명하면서 기사의 시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치에 맞지 않는 해명자료를 발표한 것이다.

환경부는 3일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해명자료를 내고 오전 9시 수도권의 미세먼지를 ‘보통’ 수준으로 관측한 우리 기상청과 실시간 대기환경정보 서비스 ‘에어코리아’의 발표가 틀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일본국립환경연구소의 관측 결과에서는 낮 12시 한반도의 미세먼지 농도가 ‘낮음’으로 나타났다는 주장이다.

국민일보가 오전 9시51분(최종 수정 오전 11시1분) 온라인판을 통해 보도한 ‘[단독] 日기상협회와 다른 韓 기상청 미세먼지 농도… “보통이라더니 최악”’에 대한 해명이었다.

문제는 환경부가 해명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기사 내용과 사진의 다른 시점을 비교해 반박하는 엉뚱한 해명자료를 작성한 것이다. 해명자료의 설명은 이렇다.

“(재)일본기상협회는 민간기상 예보사업자로서 일본기상협회의 예측결과는 내일(2월 4일 오후 9시)의 미세먼지(PM 2.5) 농도인데 반해 환경부는 오늘(2월 3일) 오전 수도권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보통’으로 예보. 실시간 관측 결과(에어코리아)도 ‘보통’ 수준을 나타냄.”

반면 국민일보는 오전 9시 수도권을 기준으로 우리 기상당국과 일본기상협회의 관측 결과를 비교했다. 기사에서 ‘오전 9시 현재’라는 표현을 두 차례 적시했다. 사진은 ‘매우 나쁨’ 수준의 미세먼지가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가장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한 일본기상협회의 4일 오후 9시 그래프를 사용했다. 이 내용도 사진설명에 적혀 있다.

환경부의 해명자료만 놓고 보면 일본기상협회의 관측 결과가 잘못됐다는 해명이 아닌 국민일보가 3일 우리 기상당국의 관측 결과와 4일 일본기상협회의 예보를 잘못 비교했다는 주장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해명자료를 작성한 A사무관은 전화통화에서 “기사 내용에 일본기상협회의 관측 결과가 오늘 오전 9시라는 내용이 어느 부분에 적혀 있느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전화통화 과정에서 기사 본문을 읽어줬으나 A사무관은 “사진설명에는 그렇게 적혀 있지 않다”고 했다.

환경부의 해명자료는 정부 정책브리핑 홈페이지(korea.kr)와 일부 인터넷 포털사이트 뉴스를 통해서도 배포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