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무대로 다시 날아오른 ‘블루 드래곤’ 이청용

입력 2015-02-03 21:09

‘블루 드래곤’ 이청용(27)이 마침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1부 리그) 무대로 다시 날아올랐다.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탈 팰리스 FC는 3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볼턴 원더러스 FC에서 뛰던 이청용과 2018년 6월까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두 구단은 합의하에 이적료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적료는 100만 파운드(16억원), 주급은 3만 파운드(4900만원)로 추정된다.

이청용은 FC 서울 소속이던 2009년 7월 당시 프리미어리그 팀이던 볼턴에 입단, 한국인 7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순조롭게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던 이청용은 2011-2012 시즌 직전 정강이뼈를 크게 다쳤다. 같은 시즌 볼턴은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됐다. 볼턴은 2012-2013 시즌, 2013-2014 시즌 연속 승격에 실패했고 결국 이청용은 계약 기간을 반년 남기고 볼턴을 떠났다. 이청용은 볼턴 소속으로 195경기에 나서 20골을 기록했다.

◇주전 경쟁 상대는=볼턴에서 주로 오른쪽 날개로 활약했던 이청용은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제이슨 펀천(29), 윌프리드 자하(23) 등과 주전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전형적인 날개 공격수인 펀천은 이번 시즌 22경기에서 3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돌파력이 뛰어나며 왼발로 때리는 슈팅이 날카롭다. 그러나 플레이에 기복이 있으며 영리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아니다.

코트디부아르 태생의 자하는 빼어난 발기술을 인정받아 2013년 1월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하지만 무리한 드리블로 팀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해 결국 이번 이적시장에서 복귀했다. 16경기에 출장해 1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현재로선 이청용과 펀천이 오른쪽 날개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자하는 조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 크리스털 팰리스 사령탑에 오른 알란 파듀(54) 감독이 원하는 공격라인은 야닉 볼라시에(26)-야야 사노고(22)-이청용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다. 볼라시에는 좌우 날개 공격과 처진 스트라이커가 가능한 전천후 공격자원이다. 사노고는 191㎝의 장신이지만 스피드와 유연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쌍용 ‘꿈의 대결’=이청용이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함에 따라 ‘절친’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의 맞대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 축구의 ‘쌍용’으로 불리는 둘은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면 5월 24일 오후 11시 프리미어리그 최종 38라운드에서 ‘꿈의 대결’을 펼친다. 장소는 크리스탈 팰리스 홈구장인 셀허스트 파크다. 둘은 아직 프리미어리그에서 맞대결을 벌인 적이 없다.

이청용과 기성용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FC 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는 연령별 대표 때부터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2007년 U-2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도 참가해 나란히 맹활약했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선 함께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도 동반 출격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런던의 셀허스트 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크리스털 팰리스는 1905년 창단됐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전인 1990-1991 시즌 리그 3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다. 1990년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준우승을 차지했다. 1993·1995·2001·2012년 리그컵 준우승 기록도 갖고 있다.

2004-2005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8위에 그쳐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된 크리스털 팰리스는 2013-2014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했다. 지난 시즌 11위에 올랐고 현재는 5승8무10패(승점 23·골 득실 차-9)로 13위다. 그러나 강등권인 18위 헐 시티와 승점 차가 4점밖에 나지 않아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안심할 수 없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