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청와대.내각 정책조율강화”...골프 활성화방안 직접 언급

입력 2015-02-03 16:41

박근혜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에서 청와대와 내각 간 정책 협의·조율 강화를 거듭 당부했다. 연말정산, 건강보험료 개선 백지화 논란 등에서 노정된 ‘정책 엇박자’를 반복하지 말자는 주문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인적쇄신 및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의 ‘증세 없는 복지’ 재검토 요구에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책 사전협의·조율 강화 주문=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앞으로 내각은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부처간 정책 조율과 협의를 더욱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 “신설되는 정책조정협의회를 통해서 청와대와 내각 간에 사전 협의와 조율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와 내각이 휴일인 지난 1일 긴급회의를 통해 신설키로 한 정책조정협의회, 정책점검회의 등의 활성화를 강조하면서 언급한 말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최근 연말정산 관련 문제에서도 봤듯이 정책의 취지라든가 큰 틀의 계획이 적절하다 해도 정책 수요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파악하지 못해 부담을 주면 오히려 정책의 근본 취지조차 흔들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하나를 입안할 때도 그 소관 부처만의 시각으로 판단하면 분명히 여러가지 허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정부 전체의 시각을 갖고 협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초 여론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연말정산 ‘세금폭탄’ 및 건강보험료 개선안 백지화 논란 같은 상황이 재연돼서는 안 된며, 이를 위해 정부 내 소통이 중요하다는 특별주문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 선출, 김무성 대표의 연설 등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에게는 신동철 정무비서관을 통해 축하난을 보냈다.

◇박 대통령 “골프 활성화 방안 만들라”=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전 티타임에서 직접 ‘골프 활성화’를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티타임이 시작되자 오는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를 거론하면서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대회를 성공시키는 것”이라며 “한번 골프 활성화에 대해서도 방안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에서 그런 큰 대회도 열리는데, 골프가 침체돼 있다, 활성화를 위해 좀더 힘을 써달라는 건의를 여러번 받았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프레지던츠컵 대회의 명예대회장이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그런 메시지가 중요한 것 같다. 정부에서 마치 골프를 못 치게 하는 건처럼…”이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그건 아닌데”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이 먼저 골프 활성화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골프 금지령을 내리진 않았지만, 공직자의 골프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2013년 7월 한 수석이 “휴일에는 골프를 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제가 골프를 치라 말라 한 적이 없다”면서도 “그런데 바쁘셔서 그럴 시간이 있겠어요?”라고 되물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