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지는 게 두렵지 않은 걸그룹의 패기”… EXID의 훈훈한 오징어방지 팬서비스

입력 2015-02-03 16:19
트위터 사진

걸그룹 EXID의 화끈한 팬 서비스가 화제다. 사진촬영을 요구한 여성 팬의 주변에서 고의적으로 일그러진 표정의 단체사진을 촬영하는 이른바 ‘외모 몰아주기’가 인터넷을 타고 퍼지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3일 SNS에서는 EXID가 한 여성 팬과 촬영한 단체사진이 ‘EXID의 오징어방지 팬 서비스’나 ‘EXID의 팬 서비스 클래스’라는 제목으로 떠돌면서 다른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었다. 사진에서 EXID의 멤버 5명은 붉은색 점퍼를 입은 여성 팬을 가운데에 두고 주변을 둘러싸 고의적으로 일그러진 표정의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특히 하니(23)와 혜린(22)의 표정은 네티즌들의 폭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아이돌은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로 인해 동성의 아이돌과 함께 단체사진을 촬영한 팬들은 상대적으로 외모의 빛이 바래는 이른바 ‘오징어 효과’의 피해를 입는다. ‘오징어 효과’는 극장에서 배우 원빈(38)이 출연한 영화를 보다가 옆 좌석의 남자친구를 보니 오징어 한 마리가 있었다는 인터넷 유머에서 유래한 네티즌 신조어다.

‘외모 몰아주기’는 SNS에서 유행하는 놀이다. 친구들과 단체사진을 촬영할 때 돌아가면서 한 명만 가장 멋있는 표정을 짓고, 나머지 친구들은 고의적으로 못생긴 얼굴로 보이도록 표정을 바꾸는 놀이다. 한 명에게 아름다운 얼굴을 몰아준다는 의미다. EXID는 인터넷 놀이문화를 팬 서비스에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EXID는 무명생활이 길어지면서 한때 해체위기에까지 놓였지만 한 팬이 공연에서 촬영한 ‘직캠’(방송용이 아닌 팬들이 촬영한 영상)으로 뒤늦은 조명을 받았다. 인터넷에서는 ‘강제 컴백 걸그룹’으로 불린다. 지나친 섹시 콘셉트로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싸늘한 시선도 있지만 ‘생계형 아이돌’ 이미지로 상쇄하고 있다.

EXID의 ‘외모 몰아주기’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무대 뒤에서는 오만하게 돌변하고 대우만 받으려고 하는 일부 아이돌과 확실히 다르게 보인다” “정말 열심히 일한다. 생계형 아이돌의 강한 의지가 보인다” “아무리 외모를 몰아주려고 해도 몰아줄 수 없다. 이게 바로 망가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걸그룹의 패기”리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