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코노믹스’가 돌아왔다… 리커창 설파 두 개의 엔진 성장론 다시 주목

입력 2015-02-03 16:16

한동안 사라졌던 ‘리코노믹스(Likonomics)’가 ‘리코노믹스 2.0’으로 다시 돌아왔다.

리코노믹스는 2013년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캐피털이 리커창 중국 총리의 이름(Li Keqiang)과 경제학을 뜻하는 영어 단어 이코노믹스(Economics)를 합쳐 만든 신조어로 리 총리의 경제정책을 의미한다. 중국에서는 ‘리커창 경제학’으로 불렸다. 당시 바클레이즈캐피털 이코노미스트였던 황이핑 베이징대 교수는 리코노믹스의 3대 핵심을 인위적인 경기부양 자제, 부채 감축, 구조개혁 추진으로 요약했다.

중국에서 통상 경제는 총리가 책임지는 관례를 깨고 시진핑 국가 주석이 직접 경제를 챙기면서 중국 언론에서 리코노믹스라는 말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대신 서방 언론 사이에서는 시 주석의 이름을 딴 ‘진핑노믹스(Jinpingnomics)’라는 말이 등장했다. 시 주석은 현재 1980년 설립 이래 계속 총리가 맡았던 ‘중앙재경영도소조(경제정책 최고 결정기구)’의 조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통과된 경제 개혁안을 초안에서 최종안 검토까지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경제 정책을 결정하고 리 총리는 정책을 실행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리 총리가 지난달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 포럼)에서 ‘두 개의 엔진’ 개념을 처음 설파하면서 리코노믹스는 진화된 개념의 리코노믹스 2.0으로 부활했다. 리코노믹스가 외부 기관이 붙인 이름이라면 리코노믹스 2.0은 중국 언론이 직접 명명한 것이다. 3일 현재 중국의 관영 언론들과 정부 홈페이지에서도 두 개의 엔진 개념을 설명하면서 리코노믹스 2.0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리 총리가 말한 두 개의 엔진은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 동력으로 시장과 정부를 의미한다. 딩이판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세계발전연구소 부소장은 “시장이라는 새로운 엔진을 구축해 창업과 혁신을 촉진하고, 정부라는 전통적인 엔진을 개조해 공공제품과 공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존 리코노믹스가 경제성장보다는 개혁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면 리코노믹스 2.0은 개혁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7.4%로 떨어진 상황에서 리코노믹스의 재등장은 경제에 해박한 총리이자 중국의 새로운 경제 패턴을 이끌 경제 지도자로서 리 총리의 이미지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