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장’이라는 단어로 인해 평생을 가슴앓이 하면서 살아왔던 50~70대 늦깎이 학생들의 특별한 졸업식이 열린다.
부산 장림동 부경중·보건고교(교장 조문수)는 중학교(12회) 및 고교(13회) 졸업식을 4일 오전 11시 은항교회(이한의 목사)에서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배움에 대한 서러움을 떨쳐내고 당당하게 사회로 첫발을 내 딛게 되는 50~70대 여성들의 졸업식에는 다양한 사연들이 눈길을 끈다.
성실한 학생이며 장한 어머니였던 고 정미애 명예졸업생은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두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 1인 5역의 역할을 하면서도 배움을 끈을 놓지 않으려고 열심히 삶에 집중해오다가 졸업을 불과 2달여 정도 앞두고 뇌출혈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학교 측은 고인의 배움과 삶에 대한 마음을 기리기 위해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했으며, 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둘째 아들이 졸업식에 참여해 졸업장을 받기로 했다.
이밖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남편을 병간호 하면서 학업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학생. 기초생활수급자로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태임에도 학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주간에는 병원 청소를 하여 돈을 벌면서 야간에 학업을 이어간 67세의 학생. 70세 이상 고령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신체 나이를 뛰어 넘는 자세로 학업에 열정적으로 임했던 자랑스러운 학생들.
이들은 자신들의 잘못 이라면 자신을 희생해 가족과 나라를 풍족하게 한 것 밖에 없었지만 정작 본인들은 그 어떤 대가나 보상을 받지도 못하고 학력미달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힘들게 인생을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학생들이다.
부경중 서민교 교무부장은 “배우지 못한 한을 가슴에 품고 숨 가쁘게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 한순간도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 온 성인 여학생들의 졸업을 모두 축하래 달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부경중.보건고 졸업식,4일 부산 은항교회서 개최
입력 2015-02-03 1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