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저희 가족에게만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 대는 것 같습니다.”
‘크림빵 뺑소니’사건 가해자 부인이라고 자신을 밝힌 게시물이 올라와 SNS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크림빵 뺑소니 가해자 부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그동안 가해자이기 때문에 왜곡된 보도와 어떠한 지탄도 참아왔다”면서 “그러나 이제 극에 달할 정도의 스트레스로 아이들과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복했던 저희 가정도 산산 조각이 났고 모든 것을 잃었다”며 “우선 아이들이 상처를 받고 오지 않을까 제일 겁이 났고, 못난 부모 만나 하루하루 지옥 속에 살고 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또한 “사건 이후 있었던 일들에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변명 같아 하지 않겠다”며 “다만 생계를 책임진 가장으로 가족 걱정에 자수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유독 저희 가족에게만 더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 대고 있는 것 같다”며 "언제 세상을 등질지 몰라 한글 적어 본다”라고 세상에 대한 원망 섞인 감정을 전했다.
보배드림은 가해자 부인으로 추정되는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논란이 커지자 3일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한편 경찰은 ‘크림빵 뺑소니’ 사망사고 피의자 허모(37)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 차량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
허씨는 지난달 10일 오전 1시29분쯤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자신의 윈스톰 차량을 몰고 가다 강모(29)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청주지법은 지난달 31일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허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음은 ‘크림빵 뺑소니 가해자 부인’ 글 전문이다.
안녕 하세요. 제가 인터넷을 잘 안해서 어디다 이런 글을 올려야 될지 몰라 이 사건과 제일 관련되었던 보배드림에 글을 올립니다.그동안 가해자이기 때문에 왜곡된 보도에도 참아 왔었고, 어떠한 지탄도 참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극에 달할 정도의 스트레스로 아이들과 자살할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나름의 사정이 있습니다. 사건 이후 평범 했고 행복했던 저희 가정도 산산히 조각나고 모든것을 잃었습니다. 우선 아이들이 상처를 받고 오지 않을까 제일 겁이 났고, 못난 부모 만나 지켜 주지 못한 죄책감에 하루하루를 지옥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밖에 나가는 것 조차도 겁이 나서 다닐수가 없습니다. 저도 저에게 이런 일이 일어 날줄 몰랐습니다. 착하고 성실했던 남편은 하루 아침에 극악 무도한 범죄자가 되어 온세상에 알려지고, 평범했던 저도 하루아침에 불명예 스럽게 유명 인사가 되었습니다. 사건 이후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변명같아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그도 평범한 가정의 한 가장으로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가족 때문에 자수가 늦어졌고,누구에게나 일어날수 있는 일이 유독 저희 가족에게만 더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 대고 있는것 같습니다. 언제 세상을 등질지 몰라 한글 적어 봅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크림빵 뺑소니 가해자 부인 추정 글 “유독 우리에게만 높은 도덕적 잣대”
입력 2015-02-03 14:12 수정 2015-02-03 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