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박(沈朴)”으로 전락한 ‘친박’-당내 선거 내리 3연패...결속력이 없다

입력 2015-02-02 17:11

새누리당의 친박(친박근혜)계가 ‘침박(沈朴)’ 신세로 전락했다.

2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탈박(탈 박근혜)’ 유승민 의원이 ‘신박(신 친박)’ 이주영 의원을 19표라는 비교적 큰 표차로 눌렀다.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지낸 이주영 의원은 친박 핵심으로 당 사무총장까지 지낸 홍문종 의원과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짝을 이뤘지만 ‘탈박’의 유승민 의원과 비박 원유철 의원 조합을 이기지 못했다.

특히 내각에 진출한 최경환 경제부총리·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도 투표에 참여했지만 결과는 유승민 의원의 낙승이었다.

친박계 의원들은 드러내놓고 표현은 못 하지만 이미 비주류의 김무성 대표가 당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원내사령탑 자리까지 비주류에 내준 데 대한 적지 않은 심리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주영 의원과 홍문종 의원을 친박의 대표주자로 내세운 것은 아니었고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로 위안을 삼는 분위기다.

친박의 패배는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는 친박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이 비주류인 김무성 현 대표와 당 대표자리를 놓고 격돌했으나 서 의원이 8.1%포인트 차로 밀렸다. 앞서 지난해 5월 열린 국회의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 투표에서는 주류 측 황우여 전 대표가 비주류 정의화 현 의장에게 '46대 101'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참패했다. 이날 원내대표 선거를 포함해 친박계가 사실상 연이어 3연패를 한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