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원내사령탑 선출 이후 당청 관계 및 대야 관계는

입력 2015-02-02 16:42

새누리당 원내사령탑이 2일 새로 꾸려지면서 당청 및 대야 관계에서 격변이 예상된다. 수직적이던 당청관계가 수평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김무성 대표와 함께 ‘비주류 투톱’으로 당을 이끌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가 “할 말 하는 당청관계” “당 중심의 변화”를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의 ‘중도개혁’ 성향을 감안하면 대야 관계는 유연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콩가루 아닌 ‘찹쌀가루 집안’ 될까=유 원내대표가 “당이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만큼 청와대 주도의 당청관계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를 향한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았다. 유 원대대표는 또 경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 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를 “불가능한 일”이라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앞으로 저리의 주택 대출 정책, 건강보험료 인상, 국공립 어린이집 증설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협의 과정에서 ‘당정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대표 체제 이후 삐걱대던 당청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이유로 박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반면 당 지지율은 40%대 초반을 기록한 만큼 레임덕(권력누수)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는 “당청이 콩가루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대통령과 진정으로 소통해서 청와대와 찰떡, 찹쌀가루 집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野, 유연한 소통 기대=새정치민주연합은 유 원내대표 선출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정부 정책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직접 나서 청와대를 설득하겠다고 강조한 유 의원에 대해 은근히 기대를 하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과 독단에 경고음을 울린 것”이라고 “박근혜정부의 실정을 바로잡는 국회를 만드는 데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 ‘닭띠 모임’으로 개인적 친분 또한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완구 원내대표 시절 못지않게 잘 대화하고 소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국가안보는 보수적으로 해도 경제, 노동, 복지, 교육, 보육 등 민생 전반에 걸친 문제는 너무 보수적으로 가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 개혁, 자원외교 국정조사,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벌써부터 쟁점 현안이 많아 ‘허니문’ 기간이 조만간 끝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무성·유승민 ‘투톱’ 순항할까=김무성 대표와 유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가 순항할지도 관심사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 간 전략적 협력이 맺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박 대통령 당선을 도운 뒤 친박 진영과 소원해졌다는 이들의 공통점 또한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이 경우 당내 비주류는 급속도로 당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 주류가 지난해 국회의장 후보경선과 전당대회 패배, 지방선거 도지사 후보 경선에 이어 원내대표 경선에서까지 비주류에 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관이 뚜렷한 둘 사이에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이들은 이미 한 차례 어색한 기류를 형성한 적이 있다. 김 대표가 지난해 7월 당 대표 취임 직후 유 원내대표에게 사무총장을 맡기려고 삼고초려했으나 유 원내대표는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