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 총 네 번 도전장을 냈다. 2일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 ‘화합과 소통’을 내걸었던 그는 ‘변화와 혁신’을 내세운 유승민 의원에게 19표차로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 들어 2012년 이한구 의원과, 2013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원내대표를 놓고 맞붙었다. 특히 친박 실세였던 최 부총리와의 표차는 8표에 불과해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었다. 이 의원은 지난해에도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했지만 3월 윤진숙 전 해수부 장관의 후임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잠시 꿈을 접어야 했다. 당시 이 의원의 내각행은 이완구 전 원내대표를 추대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 컸다.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선 지역과 선수를 막론하고 “이번에는 이 의원을 밀어줘야 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친박(친박근혜)이면서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어 고른 친분을 과시했던 이 의원이지만, 이번 경선에선 친박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년 남짓 남은 총선을 앞두고 민심 이반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의원들이 당청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유 의원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결과라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친박 핵심으로 꼽히는 홍문종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점이 패착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 선거에는 최 부총리를 비롯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총출동했다. 이 의원은 합동토론회에서 “진도에서의 생활보다 더 힘든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온몸을 바칠 각오가 돼 있다”며 세월호 참사 수습을 거론하기도 했지만 표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이주영 의원의 끝내 못 이룬 원내대표 꿈
입력 2015-02-02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