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만에 1000배 오른 풍경화

입력 2015-02-02 20:59

한 미술품 애호가가 산 풍경화(사진)가 18개월만에 가격이 1000배로 껑충 뛰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일 전했다.

익명의 한 애호가는 2013년 7월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19세기 풍경화를 3500파운드(581만원)에 샀다. 그런데 이 그림은 올해 1월 28일(현지시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530만달러(57억원)에 낙찰됐다.

가로 61㎝, 세로 46㎝인 이 그림은 영국 낭만주의 화가 존 컨스터블(1766~1837)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소더비에 따르면 컨스터블이 자신의 걸작인 ‘목초지에서 본 솔즈베리 대성당’을 그리기 전에 예비 스케치 차원에서 이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크리스티 측은 이 그림이 컨스터블이 직접 그린 게 아니라, 진본을 따라 그린 모작으로 판단했다.

컨스터블 작품을 전문적으로 감정해온 영국 테이트브리튼 미술관 큐레이터인 앤 라일스는 “누군가 원작에 어둡고 불투명한 착색제로 리터치한 흔적이 있었다”며 “이 때문에 크리스티가 진품을 몰라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착색제를 제거했더니 컨스터블 특유의 풍경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크리스티는 “진본이라는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전문가들도 이견이 있다”고 밝혔다.

컨스터블은 영국 시골 풍경을 담은 그림으로 유명하다. 2012년에는 그의 작품 ‘로크(The Lock)’가 크리스티에서 2240만파운드(370억원)에 팔려 영국의 최고가 작품 중 하나가 됐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