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매년 처음 발표하는 중요 정책 문건인 ‘1호 문건’의 주제는 올해도 역시 농업 문제였다. 중국 당국은 올해까지 12년 연속 농업 문제를 다뤘지만 1만2000자 분량의 올해 1호 문건은 특히 개혁과 혁신에 방점을 뒀다. 현재 중국 농업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높은 생산 원가와 높은 식량 가격, 이로 인한 농업 경쟁력 저하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개혁 창조·혁신 강화와 농업 현대화 건설 가속에 관한 약간의 의견’을 ‘1호 문건’으로 발표했다고 신경보가 2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문건에서 “강한 농업은 강한 중국의 선결 조건”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생산량을 추구하고 자원 소모에 의존하는 경작 방식에서 수량과 질량, 효율을 모두 중시하고, 경쟁력 제고와 함께 창조혁신을 중시하는 집약발전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쌀, 옥수수, 밀, 보리 등 6억709만t의 식량을 생산해 11년 연속 증산을 달성했다.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중국 정부는 2020년 중국의 식량 수요가 현재보다 5000만t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식량 수입량이 늘면서 장기적으로 식량 안보에 빨간 불이 켜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의 식량자급률은 2012년 이미 90%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농촌 인구의 감소와 노동비용 증가, 토양 오염 증가와 지하수 고갈 등도 중국 농업에 거대한 압력이 되고 있다. 한쥔 중앙재경영도소조 부주임은 특히 “미국의 경우 농업 분야에서 노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이하인 반면 중국은 30~35%를 차지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을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의 혁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식량 안보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 농업부는 최근 감자를 쌀, 밀, 옥수수에 이은 중국의 4대 주식량 작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주식량인 쌀과 밀은 경작지를 계속 늘리기 어려워 증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추위와 가뭄에 강해 상대적으로 재배가 쉬운 감자의 재배면적을 2020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전국 31개 성·자치구·직할시가 해당 지역에 할당된 식량 생산, 비축, 유통을 책임지고 철저하게 관리·감독하도록 할 방침이다. 국가 식량 안보와 직결되는 주요 곡물의 생산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전체 성급 행정 구역 가운데 식량 자급이 가능한 곳은 헤이룽장성, 지린성, 네이멍구자치구, 허난성, 장시성, 안후이성 등 6곳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중국 정부의 1호 문건은 올해도 농업, 왜?
입력 2015-02-02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