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국인 스리랑카의 새 정부가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 때 이뤄진 카지노 설립 허가를 대거 취소하며 도박산업 규제에 나섰다. 카지노가 전통 가치에 맞지 않고, 도박산업에 의존한 경제 성장을 포기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난달 출범한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정부는 호주 카지노 재벌 제임스 패커가 회장으로 있는 크라운그룹에 내준 카지노 설립 허가를 취소했다고 AFP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크라운그룹에 10년간 5%라는 낮은 세율을 매기기로 한 결정도 철회했다.
이 외에 스리랑카 국내 기업에 내준 2개의 카지노 허가도 취소했으며 이미 운영 중인 카지노에는 모두 760만 달러(84억원)의 별도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크라운그룹은 이에 반발해 수도 콜롬보에 4억 달러를 들여 짓기로 한 36층 규모의 리조트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총리는 1일 성명에서 “카지노에 의존한 경제 성장을 원하지 않는다”며 “패커는 평생 스리랑카에 오지 말아 달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라자팍사 정부는 카지노 육성을 통해 관광사업을 활성화하겠다며 2010년 카지노 사업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킨 뒤 2013년 크라운그룹 등에 카지노를 허가했다. 하지만, 스리랑카 국민 70%가 믿는 불교계 지도자들은 카지노 산업이 전통적 가치와 문화를 해치고 성매매 등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며 반대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스리랑카, "카지노 의존경제 안해, 허가 대거 취소"
입력 2015-02-02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