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 오리농가 개에서 AI 바이러스 검출

입력 2015-02-02 15:46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경남 고성의 한 오리농장에서 키우던 ‘개’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과학적으로 AI가 조류에서 포유류로 감염되는 건 가능하지만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달 23일 AI가 발생한 경남 고성군 거류면 소재 육용오리 농가에서 사육중인 개 비강(콧속)에서 H5N8 바이러스가 분리됐다고 2일 밝혔다.

검역본부는 “고성 지역 오리농장에서 키우던 개 3마리에서 AI 항원이 검출돼 모두 살처분하고 매몰했다”고 밝혔다. 조류에서 주로 발병하는 AI가 포유류인 개로 이종 감염된 사례는 작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발생한 건 지난해 3월 충남 천안에서였다.

감염 원인은 오리농장에서 AI에 감염돼 죽은 오리를 개에게 먹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바이러스가 발견된 개에게서 AI 임상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2 마리에서는 항원·항체가 없어 개 사이에서 접촉에 의한 전파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검역본부는 밝혔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며칠이 지나야 항체가 형성되는데 해당 자치단체에서 예방 목적으로 3마리 모두 살처분했다”고 말했다. 개에게서 항체가 형성된 것은 AI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했지만 개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이겨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AI 발생 농가에서 사육중인 개를 정밀검사한 결과 경기 안성 등 23개 농가에서 기르던 개 55마리에서 H5항체가 확인됐었다. 올해는 8개 농가 24마리를 검사했으나 모두 항체가 검출되지는 않았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 본부장은 인체감염 우려에 대해 “현재까지 농장 종사자, 살처분 종사자 등 2만4334명 중 AI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증상을 보인 사람은 없었다”면서 “인체 감염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경남도 관계자는 “AI 차단방역 및 조기종식을 위해 소독·예찰 등 가축방역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가금농가에서는 폐사한 닭이나 오리를 먹이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성=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