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정부는 1일(현지시간) 그간 구금해온 호주 출신의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기자 피터 그레스테를 추방했다고 내무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당국자는 이날 AFP에 “피터 그레스테를 호주로 강제이송하라는 대통령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그레스테는 풀려난 후 바로 키프로스행 이집트항공 여객기에 태워져 카이로를 떠났다.
앞서 그레스테는 알자지라 동료기자인 캐나다-이집트 이중국적의 무함마드 파흐미와 함께 이집트 정부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하고 허위보도를 했다는 혐의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동료인 이집트인 바헤르 무함마드에는 징역 10년의 중형이 내려졌다.
이들 알자지라 기자 3명은 2013년 12월 카이로의 한 호텔에서 체포되고서 1년 넘게 구금됐다. 그레스테의 국외추방 직후 파흐미와 무함마드의 석방 징후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최근 외국인의 경우 모국에서 재판을 받거나 복역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의 서명한 법안에 따라 그레스테와 파흐미는 추방처분을 받을 자격을 갖추고 있다.
그레스테 등이 1년여 전 체포되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유엔 등 국제사회는 반발하며 이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이집트 항소법원이 이들 3명에게 징역 7~1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자 그레스테 가족은 그를 빨리 호주로 추방해달라고 이집트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그레스테는 지난해 12월 “대중에게 진실한 보도를 하기 위한 저항정신을 보여줬다”는 공로로 ‘호주의 퓰리처상'으로 부르는 ’워클리 언론상'을 받았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이집트에 구금됐던 알자지라 호주기자 풀려나
입력 2015-02-02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