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 단체 관계자나 모금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계란을 먹은 사람은 그렇지 않을 때보다 자선을 베풀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소개했다.
네덜란드의 레이덴 뇌인지연구소가 식습관이 성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계란에 있는 화합물은 세로토닌 등 뇌에서 활동하는 화학물질과 작용을 일으켜 그것을 섭취한 사람이 자선 활동을 할 확률을 2배 가까이 높인다. 세로토닌 생산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트립토판(TRP)이란 아미노산 물질이 계란에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TRP는 계란뿐만 아니라 생선과 우유에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에서 연구진은 남녀 참가자 32명을 16명씩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에는 계란 3개에 들어있는 분량의 TRP가 함유된 가루약을 주고, 다른 한 그룹에는 비슷한 모양이지만 TRP가 함유되지 않은 가루약을 준 뒤 이를 복용하게 했다. 이들 참가자에게는 참가비 10유로(약 1만2400원)가 현금으로 지급됐는데, 참가비 봉투가 놓인 책상 옆에 유니세프, 그린피스, 국제 앰네스티 등 구호·환경단체 기부함이 놓여 있어 원하는 사람은 기부를 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TRP가 함유된 가루약을 복용한 사람들이 금액이나 인원으로나 2배가량 더 많이 기부했다. 인디펜던트는 TRP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분명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이론적으로는 TRP를 통해 촉진되는 옥시토신과 세로토닌이 사람의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세로토닌은 주로 협력 또는 우호적인 정서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부족할 경우 사회적인 고립 또는 공격적인 성향을 띠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세로토닌을 촉진하는 식품을 먹음으로써 자선 기부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실험 결과 입증됐다”고 밝혔다. 한 연구자는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가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계란을 먹으면 자선 기부를 많이 한다?
입력 2015-02-02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