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손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 발가락 절단…관리 소홀 서울메트로 책임

입력 2015-02-02 10:33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는 자료사진. 국민일보DB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사고로 발가락이 절단된 피해자가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승소했다.

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강인철 부장판사)는 오모씨가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오씨에게 6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오씨는 2011년 2월 지하철 2호선 역삼역에서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그런데 에스컬레이터 가장 아랫부분에 있는 고정장치가 파손돼 있어 그 틈 사이로 구두를 신은 오른쪽 발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발가락 5개가 절단된 오씨는 에스컬레이터 관리 책임을 물어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해당 에스컬레이터는 사고가 나기 전 이미 파손된 상태였다.

그러나 서울메트로 측에서는 시설점검 당시 이런 사실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메트로 측은 "오씨가 사고 당시 승강기 손잡이를 잡지 않고 돈을 세면서 걸어 내려가고 있었다"며 "오씨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역삼역의 안전관리책임자는 지하철 시설물에 대해 안전점검과 보수를 철저히 해 사고를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며 "이를 게을리해 사고가 발생한 만큼 안전책임자의 사용자인 서울메트로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오씨의 행동은 사회통념상 충분히 있을 수 있으므로 그런 경우에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호조치를 했어야 한다”며 “다만 오씨가 조금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사고 발생을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서울메트로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