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광양제철소 사원아파트 내 금당쇼핑센터 입주 상가들을 한 달 뒤 갑자기 나가라고 통보해 입주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1일 오후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포스코의 갑질에 피멍 든 금당쇼핑’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은 광양제철소 사원아파트 내에 있는 금당쇼핑센터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둔 고등학생 딸이 올린 것이다.
글쓴이는 “공기업의 부당한 일처리 때문에 온 가족들이 20년간 일구어온 소중한 일터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게 됐다”면서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해 11월 말 고교생 딸은 아버지의 일손을 돕던 중 한 통의 내용증명서를 받았다. 금당쇼핑센터가 매각됐다며 계약종료를 알리는 내용증명서였다.
매년 형식상 1년씩 계약을 한다는 점을 이용해 계약종료기간 한 달을 남겨놓고 다른 업체에 쇼핑센터를 팔았다고 나가라는 것이었다.
글쓴이는 “입주 상가들과는 아무런 협의도 거치지 않고 밀실 계약이 이뤄지고 매각됐다”며 “광양제철복지회의 자세한 설명은커녕 ‘포스코의 지시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주장했다.
다급해진 상인들은 급히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여러 방면으로 대화를 시도했으나 결국 돌아온 말은 “형편이 어려워서 팔았다. 포스코가 해줄 게 없으니 매수자인 STS 측과 협의하라”는 말뿐이었다고 한다.
입주민들은 관할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한 뒤 금호동 지역에 26개의 현수막을 설치했으나 이마저도 다음날인 14일 새벽에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검정색 차량을 동원해 모두 철거했다. 포스코 회장이 광양제철소를 방문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광양제철소 소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첨부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금당쇼핑 부동산 매각에 대해 한 달 전 갑작스런 매각으로 급하게 부랴부랴 통보하게 됐다는 말과 달리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다”면서 “밀실매각을 진행했고, 상가입주민들에게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금당상인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며 “힘없는 ‘을’들인 상가 입주민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힘이 돼 달라”고 호소했다.
네티즌들은 “포스코 그렇게 안 봤는데 참 무서운 곳이네요. 참 황당하고 어이가 없네요” “금당쇼핑 상인들 힘내세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
“한 달 뒤 나가라” 갑작스런 포스코 통보에 입주상인들 반발
입력 2015-02-02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