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탑 105.5도… 기업기부 크게 줄어

입력 2015-02-01 18:15
지난해 국내 경기 불황의 여파로 연말 이웃돕기 모금운동인 사랑의 온도탑이 예년보다 늦게 100도를 달성했다. 곽경근 선임기자 kkkwak@kmib.co.kr

올해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100.5도에서 멈췄다. 목표액을 16억원 초과했지만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온도다. 전년도보다 44% 증가한 개인 기부와 달리 기업 기부가 23% 감소한 영향이 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희망 2015 나눔캠페인’ 모금액이 목표액 3268억원보다 16억원 많은 328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캠페인은 지난해 11월 20일 시작돼 지난 31일 끝났다. 2012년 사랑의 온도탑 최종 온도는 118.9도로 가장 뜨거웠다. 2013년 113.1도, 지난해 102.5도로 점차 떨어지더니 올해는 아슬아슬하게 100도를 넘겼다.

기업 기부는 2244억원으로 전년도(2451억원)보다 207억원 줄었다. 반면 개인 기부는 전년도(722억원)보다 무려 318억원 증가한 1040억원이었다. 여전히 기업 기부액이 배 이상 많지만 개인 기부가 활성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모금회는 이런 현상을 ‘달라진 기부 문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적극적, 능동적인 개인 기부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 기부 활성화는 월급의 일정액을 나누는 직장인이 늘고,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급증하며, 자영업자들이 수입의 일부를 정기 기부하는 ‘착한 가게’ 회원에 적극 가입하는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월급 기부에 참여하는 직장인은 2013년 13만5194만명에서 지난해 18만7423명으로 5만여명 증가했다. 액수로 따지면 2013년 144억원에서 지난해 267억원으로 1년 만에 85%나 늘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지난해 1년 동안 역대 최다인 272명이 새로 가입했다. 현재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은 749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착한 가게는 9008곳이고 전년도보다 9억원 증가한 30억원이 모였다.

반면 기업 기부 비중은 줄고 있다. 한 구호단체 관계자는 “불황 탓도 크고, 기업이 자체 설립한 재단에 기부하는 경우가 많아진 영향도 크다”며 “기업 기부는 경기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개인 기부 문화 확산이 오히려 더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