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한 달… 금연클리닉 북새통

입력 2015-02-01 18:19

담뱃값이 2000원 오른 지 한 달이 됐다. 금연 클리닉을 찾는 발길이 급증한 반면 음식점 전면 금연 정책의 여파로 소규모 음식점 등 일부 자영업자들은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보건복지부는 1월 한 달간 전국 보건소의 금연클리닉 신규 등록자가 15만명을 넘어섰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규 등록자(4만명)보다 3.5배나 늘어났다. 10만명 돌파 시점도 지난해보다 두 달 이상 빠르다. 지난해에는 3월 28일에야 금연클리닉 등록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담배 판매량도 급감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25일 담배 판매량은 전년도 같은 시기보다 30~40% 감소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편의점 주인은 “담뱃값 인상 전에 담배 손님이 하루 평균 100명 왔다면 지금은 40명도 안 된다”고 했다.

흡연자가 자주 찾는 커피전문점, PC방 등은 매출 감소에 허덕이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커피·호프집 운영자 노모(58)씨는 “매출이 1월 1일부터 딱 절반이 됐다. 그나마 1월 중순 흡연실을 마련하고서 매출이 지난해보다 20∼30% 감소하는 수준으로 나아졌다”고 했다. 서울 목동의 한 PC방 주인은 “최근 2년간 평균치와 비교해 매출이 50%가량 줄었다. 특히 성인 손님은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처벌을 감수하고 흡연을 눈감아주는 곳도 생기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전문점 흡연실에선 손님들이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음료나 간식을 들고 들어갈 수 없지만 업장에서 눈감아 주고 있는 것이다.

반면 테이크아웃 커피숍은 손님이 몰리고 있다. 매장 안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으니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테이크아웃 커피숍으로 흡연 직장인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어서다. 서울 관철동의 테이크아웃 커피숍 직원 김모(26·여)씨는 “1월 들어 매출이 전달보다 30%가량 증가했다. 손님들이 커피를 들고 골목에서 옹기종기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부 업소는 공동 흡연실을 설치하는 등 이른바 ‘흡연 마케팅’으로 자구책을 찾고 있다. 순대볶음집 18곳이 밀집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순대타운은 상인들은 200만원을 공동 투자해 건물 4층 복도 끝에 공동 흡연실을 설치했다. 이곳에서 ‘미자네’를 운영하는 우모(68)사장은 “‘흡연실 완비’ 광고판을 곧 만들어서 붙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