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데모스! 포데모스”… 스페인 반(反) 긴축 시위 확산

입력 2015-02-01 17:41

최근 그리스에서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집권한 가운데 31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도 대규모 반(反)긴축 시위가 열렸다. 올해 유럽에서 경제사정이 어려운 나라를 중심으로 ‘좌파’가 득세하고, 반유럽연합 및 반긴축 목소리가 높아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영국 BBC 방송과 스페인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수만 명의 시민이 신생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Si! Podemos, 예!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가 마드리드에서 주최한 ‘변화를 위한 행진'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변화를 위한 시간이다' ‘함께라면 우리는 할 수 있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파블로 이글레시아스(36) 포데모스 대표는 “변화의 바람이 유럽에 불기 시작했다”면서 “그리스에서 (총선 이후) 지난 6일간 진행된 일은 많은 정부가 몇 년 동안 한 일보다 많다”고 평가했다.

그리스에서처럼 스페인에서도 신생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의 인기가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높은 실업률과 각종 부패 추문이 끊이지 않으면서 집권 국민당(PP)과 제1야당인 사회노동당(PSOE)의 양당 체제를 바꿔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위 참가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모든 걸 뺏기기 전에 우리가 정치인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데모스는 긴축 조치와 빈부 격차에 항의하는 데서 시작한 스페인의 2011년 ‘분노하라 시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2011년 시위 지도자들이 지난해 1월 포데모스를 창당했다. 포데모스는 창당 4개월 만에 치러진 지난해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8%의 득표율로 5석을 확보하면서 스페인 정치권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포데모스는 이윤을 내는 기업에 해고를 금지하고 민간 병원을 국영으로 전환하며 최저임금을 크게 높일 것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스페인은 5월과 11월에 각각 지방선거와 총선을 앞두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로 7년 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으나 실업률은 23.7%로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