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테니스 세계랭킹 1위 서리나 윌리엄스(미국·오른쪽 사진)는 2위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왼쪽)에겐 넘볼 수 없는 성벽인가.
윌리엄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샤라포바를 2대 0(6-3 7-6<5>)으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세계 랭킹 1, 2위 사이지만 둘의 맞대결에서 윌리엄스가 17승2패로 압도적으로 앞선다. 하지만 이들이 처음 대결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이들의 관계가 이처럼 천적관계로 발전하리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는 드물었다.
윌리엄스는 샤라포바와의 첫 대결이던 2004년 3월 나스닥-100오픈 16강에서 이겼지만 그해 윔블던 결승에서 당시 10대이던 샤라포바에게 0대 2(1-6 4-6)로 완패, 샤라포바의 메이저대회 첫 우승의 희생양이 됐다. 상위랭커 8명만 출전하는 그해 WTA 챔피언십 결승에서도 샤라포바에게 지며 2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후 윌리엄스는 샤라포바를 만나면 쾌재를 불렀다. 샤라포바를 상대로 10년간 16연승을 달릴 정도로 천적의 모습을 보였다.
샤라포바를 상대로 달린 연승 질주 가운데에는 2007년 호주오픈 결승, 2013년 프랑스오픈 결승과 2012년 런던올림픽 결승도 포함돼 있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는 샤라포바에게 1세트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이번 호주오픈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4번째로 둘이 맞붙었으나 이변은 없었다.
샤라포바는 윌리엄스가 통산 19번째 메이저대회 정상을 차지, 오픈 시대 이후 여자선수 역대 메이저대회 통산 우승 횟수에서 슈테피 그라프(22회·독일)에 이어 단독 2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씁쓸하게 지켜봐야만 했다. 윌리엄스는 33세 4개월의 나이로 우승, 오픈시대 이후 호주오픈 최고령 여자 단식 우승자가 되는 영광도 이뤘다.
샤라포바는 “윌리엄스를 오래도록 꺾지 못했지만 최고의 선수를 상대했기에 그와 경기하려고 코트에 들어선 모든 순간을 사랑했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어 “작은 트로피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일은 실망스럽지만 경쟁, 높은 수준의 경기, 내가 그 일부가 되는 일은 정말 좋다”며 “나는 윌리엄스가 버티는 시대 일부가 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아쉬움을 애써 달랬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호주오픈테니스]샤라포바, 윌리엄스만 만나면 쩔쩔…2승17패 절대 열세
입력 2015-02-01 11:37 수정 2015-02-01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