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 그리고 골목성명-되풀이되는 전.현정권 갈등 잔혹사

입력 2015-02-01 10:34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놓고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과거 권력간 갈등의 역사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1987년 개헌 이후 5년 단임 대통령제가 정착되면서 역대 집권세력은 전임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신구(新舊) 권력간 갈등이 언제나 드러났다.
박근혜-이명박 갈등은 2007년 대선 경선 때부터다. 박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대권을 향한 숙명의 라이벌이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8대 총선 ‘공천학살’이 단행되며 또 한번 양측간의 갈등은 고조됐다. 박 대통령은 당시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한 말은 아직도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알다시피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부결 사태때는 양측 갈등의 정점을 보여줬다.
1987년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친구이기도 한 노태우 후보에게 “나를 밟고 지나가라”며 힘을 실어줬지만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5공 청산에 나섰고, 전 전 대통령은 결국 대국민 사과 성명과 함께 백담사로 떠나야했다..
1990년 3당 합당을 통해 여당에 입성한 김영삼 전 대통령도 ‘역사 바로세우기’ 작업을 통해 전임 대통령인 노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전 전 대통령까지 구속시켰다. 전 전 대통령은 “나에 대한 수사는 정치보복”이라는 내용의 골목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책임 규명을 위한 경제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민주화 동지이면서도 필생의 라이벌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