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해야 결혼도 하지!” 미혼·이혼자 안뽑는 버스회사 뭇매

입력 2015-02-01 10:22

배우자가 없는 사람을 채용하지 않는 회사의 황당한 채용 규정에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 배우자와 사별하거나 이혼 경력이 있는 사람을 뽑을 수 없다는 건데요. “직업이 있어야 결혼을 하지!” “회사 다니다 사별하면 바로 퇴사시킬거냐?” 등 댓글로 ‘어이상실’을 드러냈습니다.

31일 KBS 보도에 따르면 버스 운전기사 43살 김모씨는 국내 최대 버스업체 KD운송그룹에 경력직으로 지원하려했지만 원서조차 거부당했습니다. 10년 전 남편과 사별했는데, 배우자가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김씨는 “회사 방침이라서 (입사 지원이) 안 된다고 하면서 저보고 재혼을 해가지고 서류를 넣으라고 하더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이 회사는 미혼 등 배우자가 없는 사람은 채용에서 배제해 왔다고 합니다. 입사 지원시 혼인 관계 증명서까지 요구한다고 하네요.

KD운송그룹측은 채용시 기혼자에게는 100점 만점에 25점에서 30점 사이의 가산점을 주고 있다며 사실상 배우자가 있는 사람만 채용한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버스회사 관계자는 KBS인터뷰에서 “이왕이면 배우자 있는 사람이 더 책임감 있지 않나. 그래서 회장님이 ‘배우자에게 50점을 준다’ 그런 식으로 말씀하신다”고 밝혔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런 차별이 버스업계의 관행이라는 거라네요. 다른 회사에 기사들도 비슷한 증언이 했다고 합니다.

네티즌들은 비아냥이 쏟아졌습니다.

“왜냐하면 가족이 있어야 회사에서 온갖 굳은 일시키고 노예처럼 부려먹어도 퇴사 안하기 때문이지” (myj7***)

“아니 취업을 해야 배우자가 생길 거 아닙니까” (peac***)

“회사 다니다 이혼이나 사별하면 퇴사처리 하나요? 별 거지같은 규정 다 보겠네요.” (op95***)

“갑질도 적당히 해야지.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겠네요.” (bsy4***)

버스회사는 취재가 시작되자, 배우자가 없는 사람에 대해서도 한시적으로 채용을 허가하라는 지침을 각 영업소에 슬그머니 내려보냈다고 합니다. 혹시 이후 잠잠히 지면 슬그머니 어이없는 채용 규정을 되살리려는 건 아니시죠?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