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아시안컵] 아! 반세기 만의 우승 눈앞에서… 마지막에 꺾인 ‘슈틸리케 매직’

입력 2015-01-31 20:47 수정 2015-01-31 20:52
우리나라가 2015 호주아시안컵에서 준우승했다.

우리나라는 31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개최국 호주에 1대 2로 석패했다. 정규시간 90분간 1대 1로 비기고 이어진 연장 전반 추가시간 1분 호주 미드필더 미드필더 제임스 트로이시(쥘터 바레험)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우리나라는 조별리그 A조 1차전부터 토너먼트 4강전까지 무실점 전승을 질주했지만 우승의 마지막 고비인 결승전에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최종 성적은 5승1패다. 아시안컵의 원년인 1956년 홍콩 대회와 개최국으로 출전한 1960년 대회를 제패하고 55년 동안 탈환하지 못한 우승트로피를 다시 한 번 눈앞에서 놓쳤다. 통산 네 번째 준우승이다.

호주는 2006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10년째를 맞아 개최한 아시안컵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구성했다. 박주호(마인츠)를 왼쪽 공격수로 배치한 파격적인 전술이었다. 박주호는 오른쪽 날개로 위치를 이동한 손흥민(레버쿠젠)과 함께 측면 공격을 맡았다. 이정협(상주 상무)은 원톱 스트라이커로, 남태희(레퀴야)는 처진 공격수로 세워졌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장현수(광저우 푸리)는 중원에서 공수를 조율했다. 수비 포백라인에는 왼쪽부터 김진수(호펜하임), 곽태휘(알 힐랄), 김영권(광저우 헝다), 차두리(서울)가 늘어섰다. 차두리에겐 은퇴전이었다. ‘슈퍼 세이브’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은 골문 앞을 지켰다.

우리나라의 무실점 행진은 전반전에 깨졌다. 호주 미드필더 마시모 루옹고(스윈든타운)는 전반 44분 우리 중원에서 때린 중거리 슛으로 골문 왼쪽을 열었다. 우리나라의 이번 아시안컵 첫 실점이었다. 김진현은 몸을 날려 손을 뻗었지만 루옹고의 슛을 막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전에 교체카드를 사용하며 변화를 모색했다. 후반 18분 남태희를 이근호(엘 자이시)로, 후반 26분에는 박주호를 한국영(카타르 SC)으로 각각 교체했다. 경기 종료를 앞둔 후반 42분에는 이정협을 빼고 김주영(상하이 둥야)을 투입한 뒤 헤딩 능력이 좋은 수비수 곽태휘를 중원으로 끌어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의 작전은 성공이었다. 우리나라는 후반 추가시간 1분 호주 페널티지역 주변에서 곽태휘가 머리로 떨어뜨린 공으로부터 시작한 공격을 동점골로 연결했다. 혼전 상황을 뚫고 골문 앞으로 쇄도한 손흥민은 왼발 슛으로 골문 왼쪽을 갈랐다. 파격적인 전술을 과감하게 구사한 슈틸리케 감독의 ‘마법’은 성공하는 듯 했다.

우리나라는 그러나 이어진 연장전에서 체력 소진과 호주의 과격한 태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정규시간 후반 종반부터 전방으로 이동한 장현수는 갑작스런 근육경련으로 다리를 절었고, 이근호는 상대 수비수의 발에 배를 맞아 위축됐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 1분 트로이시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남은 연장 후반 15분 동안 호주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