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대통령의 시간’ 보내고 돌아온 MB… 회고록 질문엔 묵묵부답

입력 2015-01-30 21:31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탈고하고 가족들과 외국으로 나갔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귀빈실을 통해 공항 밖으로 나서고 있다. / 김지훈 기자 dak@kmib.co.kr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4대강 사업을 호의적으로 자평해 논란의 중심에 놓인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사이판발 인천행 항공기로 오후 8시5분쯤 도착했다. 착륙 15분 만에 귀빈실을 통해 공항 밖으로 나온 이 전 대통령은 밝은 표정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대한 호의적인 자평과 남북정상회담 사전접촉의 비화, 내용이 공개된 뒤 이어진 청와대의 유감 표명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수고가 많습니다”라고 되풀이했지만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둘러 차에 올라타 공항에서 떠났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오후 ‘대통령의 시간’의 출판을 예고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고록의 대표 집필자 자격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청와대의 유감 표명을 “정확히 책을 읽어봐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김 전 수석은 “회고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2009년 당시 ‘정운찬 대망론’ 때문에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했다고 언급된 적이 없다”며 “살짝 ‘그때 친박(친박근혜)계가 정운찬 대망론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지 않았나’라고 언급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보도만 보고 청와대가 유감을 내비친 것은 잘못된 오해”라며 “(현 청와대가) 정밀하게 책을 읽어보면 상당부분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했다.

남북정상회담 사전접촉 비화 공개 배경에 대해선 “정부와 정부가 (권력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전임정부의 정책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그래서 그때 일을 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 청와대가) 이 일들을 알아야한다. 관련 정부부처로부터 확실하게 더 보고를 받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왜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책을 펴내게 됐느냐’는 질문엔 “집권한 지 만 2년이 됐으니 현직 대통령은 안정적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여겼다”고 답했다. 이어 “2013년 미국의 한 출판사로부터 회고록 요청이 와 그때부터 작업을 시작해 지난해 말쯤 편찬 작업을 완료했고 예정대로 올해 초 출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되는 것은 언제 내더라도 마찬가지”라며 “이는 한국정치만 가진 독특한 문화일 뿐”이라고 말해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