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의 거두로 꼽히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향해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미군의 과도한 군사개입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리처드 닉슨과 제럴드 포드 행정부에서 대통령 안보 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낸 키신저는 29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가 ‘미국의 글로벌 도전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장 직접적인 도전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 국가(IS)’를 격퇴하는 것”이라면서도 “언제 끝날지 모를 또 하나의 전쟁에 끌려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이 친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무기를 지원하자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우리를 어디로 이끌어갈지 모르고 어떻게 견뎌내야 할 지 모르는 새로운 군사개입 과정을 시작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대외 군사개입 자제를 촉구하고 있는 키신저 전 장관은 과거 베트남, 방글라데시, 칠레, 키프로스, 동티모르 등의 분쟁에 개입한 행위로 비난을 받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날 청문회에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조지 슐츠,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매들린 올브라이트도 나와 현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나름의 조언을 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키신저 “미국, 중동·우크라서 군사개입 자제를” 훈수
입력 2015-01-30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