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제치고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국 1위

입력 2015-01-30 15:11

중국이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국으로 부상했다고 유엔무역개발위원회(UNCTAD)가 29일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276억달러(140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2013년의 1239억달러에 비해 소폭 늘어난 것으로 2003년 이래 처음으로 미국을 제쳤다.

미국은 외국인직접투자가 2308억달러에서 860억달러로 크게 줄면서 홍콩에 이어 3위로 떨어졌다. 싱가포르와 브라질이 4, 5위를 기록, 톱5 가운데 선진국은 미국이 유일했다.

대중국 투자가 는 것은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투자가 옮겨가는 오랜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이들 개발도상국 투자가 전체 투자의 56%를 차지했다. 이는 2013년 52%에 비해 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 견줘 두배로 늘어났다.

제임스 잔 UNCTAD 투자기업국 국장은 "중국은 지난 수년간 안정된 성장을 확고히 유지해왔으며 이런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투자도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노동집약에서 기술집약산업으로 구조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외국인직접투자 1위에 오른 것은 미국 통신업체인 버라이즌이 지난해 영국 보다폰으로부터 1300억달러 규모의 합자회사 지분을 사들인 영향이 컸다. 버라이즌의 지분인수로 미국의 투자유치는 크게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해외직접투자는 2013년보다 8% 감소한 1조2600억달러로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침체한 2009년 이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되고 있고 지정학적 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이후 외국인투자가 붕괴수준에 달했다.

UNCTAD는 보고서에서 올해도 투자가 명시적으로 회복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세계경제의 취약성, 소비자수요 감소, 통화시장 불안, 지정학적 불안정 등이 투자를 억제할 것이라면서 상품가격 하락은 석유·가스 등의 분야에서 투자를 줄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뿐만아니라 선진국들은 대부분 외국인투자가 줄었다. 독일은 21억달러가 줄었고 프랑스는 69억달러가 감소했다. 영국은 빠른 성장을 회복하면서 610억달러로 늘어나 유럽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끌어들인 국가가 됐다.

선진국에 비해 개발도상국은 전체적으로 투자유치가 증가한 가운데 아시아는 15%가 늘어난 4천92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남미는 19%가 감소한 1천530억달러, 아프리카는 3% 줄어든 550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을 제외하고 투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지역은 동유럽과 옛소련 지역 국가들이다. 동부 우크라이나 분쟁과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여파로 이들 지역에 대한 투자는 절반으로 줄어든 450억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 투자가 70% 급감한 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투자는 2억달러 줄어든데 그쳤다.

정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