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방송사에 가짜 총 든 남성 난입 소동

입력 2015-01-30 19:24

네덜란드 방송사에 가짜 총을 든 10대가 침입해 난동을 벌여 방송이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AP 통신 등은 29일(현지시간) 오후 19세 남성이 힐베르쉼에 있는 공영방송사 NOS의 스튜디오에 가짜 총을 들고 나타나 “방송에 나가게 해달라. 들어주지 않으면 네덜란드 내 여러 장소에 설치한 폭탄을 터트릴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총기를 내려놓고 엎드리라고 명령하자 저항하지 않고 체포됐다. 남성이 소지한 총기는 나중에 가짜 총으로 밝혀졌다. 사상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경찰이 건물을 수색하고 직원들을 대피시키면서 NOS 방송은 1시간가량 중단됐다.

이날 사건은 지난 7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 사건 이후 유럽 전역에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발생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소동 장면이 NOS 방송에 생중계되지는 않았으나 NOS 카메라에는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 차림의 남성이 “우리는 정보기관에 고용됐다”고 말하는 장면이 녹화됐다. 남성은 경찰에 체포된 후 NOS 기자에게 자신이 해커 집단 출신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성은 헤이그 인근의 피나케르 마을 출신으로 범죄 전과는 없다”면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슬람 극단주의와 관련된 인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NOS는 “이 남성이 방송사 경비원을 총기로 위협해 보도국이 있는 층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면서 “샤를리 엡도 테러 이후 강화했던 건물 보안 수준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