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아들 죽인 용의자 용서한 ‘크림빵 아빠’ 아버지 "신앙으로 사니까"

입력 2015-01-30 07:27 수정 2015-01-30 10:13
유튜브 캡처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이 발생한 이후 매일 사건 현장을 지키며 숨진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눈물을 삼켰을 피해자 강모(29)씨의 아버지 태호(58)씨가 피의자 허모(38)씨를 향해 건넨 첫마디는 “잘 선택했다. 자수한 사람을 위로해주러 왔다”였다.

피의자 허씨가 자수 의사를 밝힌 29일 저녁 흥덕경찰서를 찾아 강씨는 담담히 자리를 지켰다.

그는 “잡히지 말고 자수하기를 신께 간절히 기도했다”며 “언론을 통해 자수했다는 소식을 듣고 식구들이 모두 박수를 보냈다”고 말했다.

강씨는 “원망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며 “그 사람도 한 가정의 가장일텐데… 우리 애는 땅속에 있지만, 그 사람은 이제 고통의 시작”이라고 오히려 허씨를 걱정했다.

이어 “가족도 있을 텐데 그 사람은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정말 (자수를) 잘 선택했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도 20년 동안 차를 운전해왔는데 순간적 실수와 판단으로 그럴 수 있다"며 "우리 식구들 모두 신앙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니까 다 그런 마음이고 조금 있다 죽으면 아들 만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사니까 그렇게 서운하진 않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전국의 국민을 공분으로 몰아간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 피의자 허씨는 29일 오후 11시8분쯤 경찰에 자수, 조사를 받은 뒤 유치장에 갇혔다.

경찰은 허씨에 대한 추가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신청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버님 대단하세요. 물론 그 사람도 한 가정의 가장이지만 만약에 뺑소니 안 치고 바로 병원으로 데려갔다면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쉽게 용서는 안 될 것 같은데" "눈물나네요. 아버님께 삶의 자세를 배우고 갑니다" "아버님 보니 아직 배울 게 많이 있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등의 감탄을 쏟아내고 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