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 진보인사로 구성된 ‘국민모임’이 29일 신당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4월 보궐선거 출마·6월 창당’이라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 중 야권 재편의 가시적 성과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어수선한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후보들은 방송3사 토론회에 참석해 정당 개혁 방안 등을 놓고 설전을 펼쳤다.
◇6월 창당 목표 세우고 돌진하는 신당=신당추진위는 서울 용산구의 한 사무실에서 개최한 출범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따르는 반국민적 통치기구가 됐고 새정치연합은 여당 독주를 방치하고 국민의 생존권 수호의지를 버린 지 오래”라며 대중적 진보정당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신당은 신자유주의 극복을 제일의 과제로 삼고, 생명·평등·생태·평화·통일·민주·복지·자주 등 진보적 가치의 실현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1차 추진위원 20명 명단에는 운영위원장인 손호철 서강대 대학원장을 포함해 학계와 노동계, 종교계, 문화예술계, 빈민조직 대표 인사 등이 포함됐다. 공동위원장은 국민모임 공동대표인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수호 전 민노총 위원장, 신학철 화백 등 3명이다.
신당 측은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6월 창당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라고 표현했다. 손 운영위원장은 “4월 보궐선거에 어떻게 대응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지만 정치적으로 중요한 기회인만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신당은 이미 합류를 선언한 정동영·임종인 전 의원,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정의당 등에게 원탁회의도 제안했다.
신당은 다음 달 설 연휴 전에 창당주비위원회(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준비 기구)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손 위원장은 “일단 쉽게 결합 가능한 세력부터 합치고 이후 정당들이 합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권 재편 후폭풍 긴장하는 새정치연합, 지지율 상승에 안도=새정치연합은 신당 추진 움직임을 애써 외면하며 내부단속에 힘을 기울였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소속 의원 및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최근 여론조사 결과 당 지지율이 29.6%로 30%를 육박한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당헌·당규 개정의견수렴을 위한 연석회의에서는 “당 지지율 대 대통령 국정수행지지도의 골든크로스 대역전을 눈앞두고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새정치연합의 당 지지율이 상승이 아니라 하락 추세였다면 신당의 움직임이 더욱 탄력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도하는 표정이 감지된다.
2·8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나선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의원은 방송3자 TV토론회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문 의원과 박 의원은 공천 문제를 놓고 그동안 쌓였던 감정을 터뜨렸다.
박 의원이 먼저 “지난 19대 총선 때 친노(친노무현)들이 공천을 해서 망쳤다고 하면 이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문 의원은 “결정적으로 망쳐놓고 무너뜨린 것은 지난 지방선거때 전략공천이 투명하지 않았기 때”이라며 “박 의원이 당의 중심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 의원은 다시 “치열하게 반성하자. 책임을 안철수 김한길 의원에게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TV토론회를 앞두고) 단 하루라도 정쟁을 중단하자고 제안했었다”며 “여전히 정쟁만 가득하고 민생과 혁신은 보이지 않는다”고 두 의원을 모두 비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국민모임 신당추진위 발족... 야권 시계제로
입력 2015-01-29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