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거세지는 反지하드 캠페인… 국제사회, 꿈틀대는 反종교차별 메시지

입력 2015-01-29 20:37
프랑스 정부가 게시한 반지하드 동영상. 프랑스 정부 홈페이지 캡처
미국 샌프란시스코 버스의 반이슬람 광고 위에 덧칠해진 차별철폐 메시지.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홈페이지 캡처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급진주의 무장단체의 선전에 지하드(이슬람 성전) 가담자가 늘어나자 각국 정부와 정보기술(IT)업계에서 이를 막기 위한 반(反)지하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급진주의와 테러 확산의 원인 중 하나로 종교차별 문제가 지목되면서 이를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 사건을 비롯한 연쇄 테러를 겪은 프랑스 정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반지하드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2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르파리지앵이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홈페이지에 무장 조직의 실상을 알리는 영상을 게시하고, 이를 SNS에 퍼뜨릴 수 있도록 했다. 영상은 IS 등이 서방의 젊은이들을 현혹할 때 내세우는 주장에 대해 프랑스 정부가 반박하는 형식이다. “무장세력은 ‘시리아의 어린이들을 도우려면 조직에 가입하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민간인 학살의 공범이 될 뿐이다” “그들은 ‘우리의 영웅들과 가정을 꾸리라’고 부추기지만 사실은 전쟁과 공포 속에서 당신의 아이를 기르게 될 것이다” 등의 경고가 이어진다.

구글이 운영하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넘쳐나는 테러 선동 영상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IS 지지자들이 이용하는 SNS 계정은 현재 최소 4만5000개에 달한다. 최근 들어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은 테러 관련 게시물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날 반테러 대책 마련을 위해 열린 유럽의회 자유당그룹(ALDE) 회의에서 구글 관계자는 “동영상이 올라가기 전에 검열하는 것은 아직 걸리지도 않은 전화 통화를 감시하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테러 위협으로 인해 퍼져나가던 반이슬람 움직임에는 제동이 걸리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거리 예술가들이 버스에 붙어 있던 극우주의 단체의 반이슬람 광고물을 만화 캐릭터로 바꾸고 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더하는 작업을 벌였다. 예술가들은 광고물에 마블 코믹스의 무슬림 소녀 영웅 캐릭터인 ‘카말라 칸’을 덧씌우고 ‘인종차별 근절’ ‘표현의 자유가 증오를 퍼뜨리는 면허증은 아니다’ 등의 구호를 적었다. 독일에서 극우단체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 주도로 매주 벌어지던 반이슬람 시위도 시들해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독일 지식인들의 비판 등이 시위 지도부를 붕괴시키고 집회 참석을 저지시켰다는 분석이다.

한편 프랑스는 ‘이슬람 급진주의의 요람’이 돼 버린 교도소 시설에 대해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이달초 유대인 식료품점 인질극을 벌였던 테러범 아메디 쿨리발리 등이 감옥에서 급진주의 테러범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프랑스 당국자는 “이번주 급진주의자로 의심되는 수감자들이 있는 유치장 80곳을 급습해 휴대전화, USB 및 기타 밀수품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