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재임 시절 남북 간 이뤄진 물밑접촉의 자세한 내용을 공개함에 따라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는 북한이 다양한 채널로 먼저 남북 정상회담을 요구하면서 우리측에 그 대가로 대규모 경제지원 등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겨서다.
우선 불과 4∼5년 전 남북 간 비밀접촉의 내용이 공개되면서 북한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공개적으로는 이명박 정권을 거칠게 비난하면서도 물밑으로는 경제지원을 조건으로 집요하게 정상회담을 요구했다는 점은 북한으로선 치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북 모두 물밑 접촉의 필요성이 생겼을 때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 정부는 남북대화는 공개적이며 투명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막후 접촉의 필요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물론 북한도 자신들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 우리측과 이뤄진 비공개 접촉 내용을 종종 일방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로서는 5·24 조치 해제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 이상의 분명한 북한의 유감이나 사과 표현은 받아내야 하는 숙제를 안게됐다는 지적도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이명박,남북대화 비사 공개...북한 반발 불보듯,우리 정부 운신의 폭 좁아져
입력 2015-01-29 1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