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 지난해 성탄절에 기독교인 30여명 체포

입력 2015-01-29 13:59
빅터 베스 타메즈 목사와 아시리아 오순절교회 모습. 오픈도어선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이란 국가안보 요원들이 성탄절 모임을 하던 기독교인들을 체포, 구금 중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오픈도어선교회는 최근 이란 아시리아 오순절 교회 전 리더 빅터 베스 타메즈(60) 목사와 2명의 개종자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체포 사유는 ‘승인되지 않은 불법 모임 개최’다. 타메즈 목사는 테헤란 에빈 감옥에 수감 중이다.

이란 기독교 매체인 모하벳(Mohabat) 뉴스는 체포 당시 보안당국에서 타메즈 목사의 컴퓨터와 성경 등 모든 소지품을 압수하고, 모임에 있던 사람들의 신분증과 휴대전화를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타메즈 목사는 2009년까지 샬아라 아시리아 오순절교회 감독관으로 일하면서 페르시아어 예배를 인도했다. 교회에는 이슬람교에서 개종한 사람들이 다수 있어 이슬람혁명재판소에 의해 일시 폐쇄되기도 했다. 이슬람혁명재판소는 새 지도자를 세우고 아시리아어 예배를 드리는 조건으로 교회 문을 다시 열도록 허용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해 성탄절 테헤란의 한 가정교회에서도 기독교인 8명을 체포했다. 한 기관은 최근 5명의 기독교인들을 보석 또는 기타 조건으로 석방했다고 밝혔다. 성탄절 기간에만 24명의 기독교인들이 체포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란의 아시리아인 기독교인은 1만~2만여 명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페르시아어 예배를 드리는 교회에 대해 압력을 가해 왔다. 최근에는 페르시아어 예배를 드린 7개 교회가 폐쇄됐다.

이란에서는 아르메니아인과 아시리아인만 기독교인이 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페르시아인은 무슬림으로 정해지며 기독교로 개종할 경우 배교자로 간주된다.

모든 기독교 활동은 불법이다. 전도, 성경공부, 성경 및 기독교 서적 출판, 설교 등을 페르시아어로 할 경우 처벌받는다.

오픈도어선교회는 “성탄절 기간 불법 모임을 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성도들이 속히 풀려날 수 있도록, 이란 내 크리스천 모임이 합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페르시아인들을 위한 사역에 성령의 역사가 함께 하시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재우 선임기자 jw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