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균기로 삶은 계란 사진’ 게시자는 간호조무사

입력 2015-01-29 13:46

산부인과의 소독용 고압멸균기(오토클레이브)로 계란을 삶은 듯한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물의를 일으킨 병원 직원은 20대 간호조무사로 확인됐다.

29일 인천시의 한 보건소와 해당 산부인과에 따르면 이 병원은 온라인에서 논란이 인 이후인 지난 27일 간호조무사 A씨(24·여)가 갑자기 출근하지 않자 휴대전화로 연락해 사실 관계를 파악했다.

A씨는 전날 병원 측과의 통화에서 “오래된 일이라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며 “장난삼아 사진을 찍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 더는 근무하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번 논란이 처음 알려진 지난 25일 사진을 올렸던 자신의 페이스북도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장난이었다는 A씨의 주장과 달리 예전부터 이 병원에서는 간호조무사들이 야간 근무 때 고압멸균기를 이용해 계란을 삶아 먹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제보자는 “이 병원 선배 간호조무사들도 예전부터 나이트(야간 근무) 때 멸균기로 계란을 삶아 먹었다고 들었다”며 “누군가의 아이디어로 수술실에서 계란을 삶아 먹는 경우가 전해져 내려오다가 일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부인과의 한 관계자는 “경영진이 사전에 알았다면 방치할 병원이 어디 있겠느냐”며 “평소 수술실에서 절대 음식물을 먹지 못하도록 교육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산부인과를 관할하는 구 보건소도 전날 재조사를 벌여 사실 관계를 파악했다.

구 보건소는 의료법상 멸균기를 이용한 조리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행정처분이 아닌 행정지도를 할 방침이다.

구 보건소 관계자는 “현장 조사를 해보니 해당 산부인과의 멸균기는 수술실에 한 대밖에 없었다”며 “보건복지부, 인천시와 협의해 행정지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