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역 고가도로 차 못다닌다… 서울시, 서울역 프로젝트 발표

입력 2015-01-29 13:21

내년부터 서울역고가 차량길이 보행길로 바뀐다. 남대문시장, 남산, 남대문, 만리동, 중림동 등 고가 주변으로 17개 보행길이 새로 만들어지고 서울역광장과는 수직으로 연결된다. 또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대체 신설교량 등 차량통행 보완대책도 마련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위한 국제현상설계공모가 4월 24일까지 실시된다.

7017이란 1970년에 만들어져 2017년에 다시 태어나는 역사적 고가로서, 1970년 차량길이 17개 사람길로 재탄생하는 17m의 고가라는 의미다.

서울시는 지역별 현장시장실 운영, 시민대토론회 등을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이를 반영한 큰 구상을 오는 5월까지 마무리하고, 6월부터는 설계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고가 재생의 기본 가이드라인은 서울역고가에 사람을 모으고 연결해 유동인구가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는 물꼬로 활용해 인근 지역 연계발전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역고가와 퇴계로, 한강대로, 서울역광장, 북부역세권, 만리동, 청파동으로 연결되는 17개의 보행길이 만들어진다. 특히 서울역광장과는 에스컬레이터 등으로 고가와 수직으로 연결된다. 서울역고가가 보행로로 만들어지면 고가 시점부(퇴계로)에서 종점부(만리동)까지 보행시간이 약 11분으로, 현재보다 최대 14분 단축될 전망이다.

또 2006년 서울역고가 정밀안전진단에서 D급 판정이후 없어진 버스노선을 부활시켜 남대문시장을 경유토록 하고 남대문로에 집중된 광역버스 및 공항버스 노선을 퇴계로로 분산시켜 대중교통의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그동안 남대문시장엔 정차하지 않았던 서울시티투어버스와 남산순환버스도 퇴계로에 정차시켜 관광객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역, 남대문시장, 명동, 남산으로 새로운 관광루트를 조성하고 각종 이벤트 공간, 조망 공간 등도 마련해 도심 속 새로운 명소로 재탄생시켜 나갈 방침이다.

서울시는 고가 인근 주민들에게 서울역 일대 재생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서울역 일대 종합발전계획’ 용역을 올해말까지 실시하고 ‘남대문시장 활성화’ 용역도 내년 6월까지 함께 추진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서울역고가에 차량이 다니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교통대책도 마련중이다. 서울시는 차량통행 보완계획을 수립, 전문가와 함께 주변 도로상황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앞으로 있을 북부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대체 신설교량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시는 도심 외곽에서 서울역고가를 이용하던 차량들이 새문안로, 서소문로, 백범로 등을 우회하도록 도로전광표지, 모바일 앱, 교통방송 등을 통해 안내하고 원거리 차량도 강변북로와 내부순환로로 우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근거리 이용차량들을 위해선 염천교, 서울역 교차로 등 역 주변 교차로 및 도로의 기하구조와 신호운영 개선을 통해 우회경로를 마련하고 칠패로와 숭례문으로 이어지는 도심 동서방향 간선 축을 보강해 만리재와 퇴계로의 연계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서울역 주변 차량통행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의주로 지하차도 평면화, 근거리 우회경로 구축, 도심 동서방향 간선축 보강, 퇴계로-통일로 차량통행 등을 개선할 예정이다.

고가 재활용에 따른 안전 확보와 관련해선 지난해 시가 서울역고가 구조적 안전성 검토를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한 결과 고가 상부구조를 전면 교체하면 보행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시는 자문회의 결과에 따라 노후화된 상부구조인 콘크리트 바닥판은 전면 교체하고 기둥 및 거더 등도 함께 보수 보강해 안전상의 문제가 없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서울역고가는 도시의 역사, 시민 삶과 함께 해온 중요한 기반시설물로서 건설을 통해 파괴하는 과거 방식보다는 도시재생 방식을 통해 시민 삶에 보탬이 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자 한다”며 “서울역고가 재생 프로젝트가 서울의 개발 패러다임을 바꾸는 상징적 사례가 되도록 시민과 함께 선도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