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새 정부 긴축 철회 정책 쏟아내자 증시 폭락

입력 2015-01-29 11:08

긴축에 반대하는 그리스 새 정부가 28일(현지시간) 첫 내각 회의부터 구제금융 재협상과 긴축 정책 철폐를 본격화해 그리스 금융시장이 폭락했다.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는 지난 25일 총선 승리 직후 정치노선이 반대지만 긴축에 반대하는 정책만 같은 독립그리스인당(ANEL)과 손잡아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신임 그리스 총리는 이날 내각 회의에서 유럽연합(EU) 채권국들과 채무조정 재협상을 추진해 "생존 가능하고, 공정하며, 상호 이익이 되는 해결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시리자 의원들인 새 각료들도 일제히 긴축 철폐 방침을 밝혔다.

생산성 재건·환경·에너지부의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 장관은 즉각 전력공사(PPC)와 배전공사(ADMIE) 등의 민영화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파노스 스쿠르레티스 노동부 장관은 "최저 임금을 751유로(약 91만원)로 올리는 법안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행정개혁부 기오르고스 카트루갈로스 부장관은 전 정부가 구제금융 이행조건으로 추진했던 지자체 소속 청소원이나 교사 등 공공부문 인력 구조조정 조치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은 시리자가 집권하면 정책방향을 다소 온건하게 수정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첫 내각회의부터 EU와 대립각을 세우자 투자심리가 얼어 붙었다.

아테네증시의 종합주가지수는 오후 들어 9% 이상 폭락했고 그리스 국채 10년물 유통수익률도 10%선을 넘어 섰다.

채권단과 협상 결렬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원이 중단될 위험이 부각되면서 내셔널은행과 피레우스은행이 25% 이상 폭락했고 민영화 중단 방침에 따라 PPC와 피레우스항만청 등도 10% 이상 급락했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