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은 29일 자신의 첫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당시 언론이 일제히 정운찬 (총리후보자), 세종시 수정안 추진‘이라고 보도한 뒤 여당 일각에서도 가만있지 않았다”며 “특히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이른바 ’한나라당 비주류‘의 반응은 싸늘했다”고 기술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전혀 근거 없는 추론이었지만, 내가 세종시 수정을 고리로 정운찬 총리 후보자를 2012년 여당의 대선후보로 내세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의심을 사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 전 대통령은 “돌이켜보면 당시 여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표 측이 끝까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이유도 이와 전혀 무관치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정운찬 총리 지명과 함께 세종시 문제가 논란을 빚던 2009년 9월 16일 오전 나는 박근혜 전 대표와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만났다”며 “박 전 대표는 국민과의 약속을 강조하며 세종시 문제가 충청도민과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나는 그런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내 생각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세종시 문제를 놓고 내가 박근혜 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이때가 마지막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MB회고록]“박근혜 세종시수정안 반대...정운찬 대권후보론과 무관치 않다고 생각”
입력 2015-01-29 0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