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정부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자국의 조종사를 석방하면 사형수를 풀어주겠다고 제안했다.
IS가 지난 20일 처음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42) 씨와 고토 겐지(後藤健二·47) 씨의 모습을 공개할 때 요구한 조건은 몸값 2억 달러였다. 당시 IS는 72시간의 시한을 제시했고 요구 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할 것임을 시사했으나 “이 칼이 너희들의 악몽이 될 것”이라는 비유적인 표현으로 선택의 여지를 남겼다.
일본 정부가 테러에 굴하지 않겠다며 몸값 요구에 응하지 않은 뒤 IS는 24일 오후 늦게 요구 사항 미이행에 따라 유카와 씨를 살해했다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때 새로 내놓은 요구는 요르단에 수감된 사형수 사지다 알리샤위의 석방이었다.
27일 오후 늦게 다시 공개된 세 번째 메시지는 그간 제시된 것 중 가장 짧은 24시간의 시한을 설정했고, 앞선 요구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고토 씨와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를 모두 살해하겠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IS는 알리샤위와 고토 씨의 맞교환이라고 명시했지만, 조종사를 풀어주는 조건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이에 요르단 정부가 내놓은 제안은 알리샤위와 알카사베스 중위를 교환하자는 것으로 고토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IS는 자신들이 요구한 대로 알리샤위를 풀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기 때문에 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IS가 고토 씨만 석방하는 쪽을 원한다면 요르단 정부로서는 이를 수용할 수 없으므로 ‘거래’가 성립하기 쉽지 않다.
만약 알카사베스 중위와 알리샤위를 교환하는 1대1 거래가 이뤄지면 IS가 고토 씨는 어떻게 할지 시간을 두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고토 씨에 대한 요구를 뺀 요르단 정부의 제안이 고토 씨를 구하기 위한 교섭에 미치는 영향이 불투명하다면서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주 요르단 대사관에 설치된 현지 대책본부와 긴밀히 연락하면서 요르단 정부의 의도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라고 NHK는 전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일본 인질은 어떻게 되나? 요르단 “우리 조종사를 살려달라”
입력 2015-01-29 01:26 수정 2015-01-29 01:39